[문영수기자] 어렸을적 오락실 좀 다녀본 사람이라면 잊을 수 없는 추억의 게임이 있다. 바로 '킹오브파이터즈' 시리즈다.
캡콤의 '스트리트파이터'와 더불어 2D 격투 게임의 양대 산맥으로 손꼽혔던 이 게임은 3인의 캐릭터를 한 팀으로 지정해 태그 매치를 구현해 인기를 끌었다. 주인공 '쿄'와 '이오리'의 라이벌 구도를 비롯해 '아랑전설', '용호의권'의 핵심 캐릭터들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는 점도 이 시리즈의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킹오브파이터즈를 소재로 한 모바일 게임이 나왔다. 제목은 '킹오브파이터즈98 울티메이트 매치 온라인 포 카카오(이하 킹오브파이터즈98 UM)'. 반가운 마음에 얼른 받아서 설치했는데, 기대와는 다른 비주얼이 펼쳐져 놀랐다. 과거 오락실에서 즐겼던 킹오브파이터즈가 아닌 턴제 역할수행게임(RPG)이었기 때문이었다.
뻔한 양산형 RPG인줄 알았는데 묘한 재미가 느껴졌다. 원작 속 캐릭터들을 그대로 만나볼 수 있는 점과 스피디한 게임 전개 덕분이었다. 겉만 보면 킹오브파이터즈98 UM은 요즘 출시되는 횡스크롤 모바일 RPG들과 다를 바 없지만 연출이 돋보였다. 게임을 시작한지 수 분 만에 원작 속 친숙한 동료들과 만나고 적들을 물리치는 과정은 분명 재미를 안겨주기 충분했다.
킹오브파이터즈98 UM의 강점은 원작 속 캐릭터들을 뒤틀거나 변형하지 않고 그대로 재현했다는 점이다. 삼(3)등신으로 보다 귀여워진 점을 제외하면 캐릭터 특유의 자세와 기술 사용 때 외치는 음성은 원작과 동일했다. 특히 적과 전투시 원작에서 접한 각종 기술과 포즈를 그대로 볼 수 있어 예전의 추억을 그대로 되살리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턴제 게임이지만 이용자의 콘트롤을 요구한 기획도 눈에 띈다. 공격 대상에게는 시간이 지날수록 작아지는 노란빛 원이 생겨나는데, 정확한 타이밍에 맞춰 해당 원을 터치해주면 '퍼펙트' 문구와 함께 강력한 연속기를 펼칠 수 있었다. 반대로 너무 이르거나 늦게 버튼을 터치하면 부가 효과는 누릴 수 없다. 리듬액션 게임에서나 볼법한 연출을 도입한 셈인데, 어색하지 않고 참신하게 느껴졌다.
킹오브파이터즈98 UM은 인기 게임 IP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보여준 사례로 판단된다. RPG와는 거리가 먼 대전액션 게임 캐릭터들을 흥미롭게 재해석한 점도 주목한 부분. 원작의 팬은 물론 모바일 RPG를 즐겨하는 이용자라면 한 번쯤 플레이 해볼만 하다.
원작을 즐길 때는 이름을 몰랐던 캐릭터들의 각종 기술명을 확인하고 싶다면 이 게임에서 해답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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