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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STX조선 구조조정해 중소조선사로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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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실사 후 존속가치 높다 결론…탱커 등 집중하고 인력 추가 감축

[이혜경기자] STX조선해양 채권단이 STX조선해양을 구조조정을 거쳐 중소조선사로 전환해 살리기로 방침을 정했다.

11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STX조선해양 채권단이 STX조선해양의 정상화 가능성을 재검토하기 위해 실사법인을 선정해 2개월여간 정밀실사를 실시한 결과, STX조선해양의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를 상회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업구조조정, 수주합리화, 인적 구조조정 등을 실행할 경우 오는 2017년부터는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시현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STX조선해양이 회생절차를 신청할 경우 협력업체의 연쇄도산 및 STX엔진 등 관계사의 연쇄부실 가능성도 채권단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채권단 입장에서도 정상화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회생절차에 들어가면 채권단이 갖고 있는 대출채권 대부분이 즉시 부실화되기 때문에 선수금환급보증(Refund Guarantee:RG) 대지급 등 손실을 일시에 인식해야 하는 부담도 감안했다. RG는 선박을 주문한 선주가 조선업체에 선수금을 줄 때 금융회사로부터 받는 보증서다.

STX조선해양을 살리기로 결정한 채권단은 앞으로 STX조선해양의 건조능력과 선종을 줄여 사업규모를 축소할 방침이다.

진해 조선소의 경우 5개 있던 선대를 2개로 줄이고, 탱커와 해상LNG주유터미널(LNGB)로 선종을 특화하기로 했다. 고성 조선소는 대형조선사의 하청 공장 역할을 맡아 블록공장으로 방향을 틀어 운영한다.

이밖에도 STX조선해양의 인력은 현재보다 34% 더 감축하고, 내년부터 전 직원의 임금을 10% 삭감하는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가 실행할 계획이다.

앞서 STX조선해양 노조에서는 인력 감축, 임금 삭감, 인력재배치, 생산능률 극대화 등 구조조정 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고, 일체의 경영 간섭 및 쟁의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지난 11월30일에 채권단에 제출한 바 있다.

한편, 채권단은 "STX조선해양에 추가적인 신규 자금 지원은 더이상 없다"고 못박았다. 기존에 확정됐던 지원예정자금 잔여분 4천530억원은 건조자금으로 용도를 변경하고, 현재 3~5%선인 지원자금에 대한 금리를 1%로 낮춰주는 정도다.

채권단은 이번 사업재편 및 구조조정 방안 시행을 통해 STX조선해양이 2016년 하반기까지 추가 신규자금 지원 없이 정상 운영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는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대거 인도하고, 신규수주는 축소함에 따라 RG잔액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단, 대외여건 악화가 심화되고 구조조정이 지연될 경우에는 회사의 근본적인 턴어라운드 및 독자 생존 가능성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채권단은 "STX조선해양이 그동안 국내 대형조선사들과의 수주경쟁을 해왔던 해양플랜트, 중대형 컨테이너선, LNG선 등은 수주를 중단하게 됨으로써 국내 조선업계 과잉공급 및 저가수주 우려를 상당히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성의 블록공장화와 관련해서는 "현재 대형블록 확보에 애로를 겪고 있는 대형 조선사의 생산관리 역량이 향상됨은 물론, STX조선 다운사이징으로 인한 고용불안 등도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STX조선해양은 지난 2013년 4월 자율협약 개시 이후 채권단의 신규자금 지원 등을 바탕으로 과거 누적된 부실의 대부분을 해소한 상태다. 영업이익은 2013년에는 -1조5천33억원, 2014년에는 -3천39억원으로 손실폭을 줄였고, 올해 3분기말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47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를 나타내고 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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