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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몰린 선거구 획정, 직권상정 수순 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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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선거' 내몰린 정치신인…해 넘기면 최악 시나리오

[윤미숙기자] 20대 총선 출마자들이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선거전에 뛰어들었지만, 이들이 뛸 경기장은 여전히 미정이다. 여야의 선거구 획정 협상이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내년 1월 1일 사상 초유의 선거구 공백 사태가 현실화될 것이란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여야는 선거구 획정이 시급하다는 인식에 공감하면서도 국회의원 정수를 현행 300석으로 유지하고 선거구별 인구편차(3:1→2:1) 조정에 따른 농어촌 지역구 감소 최소화를 위해 지역구 의석수를 7석 늘리는 큰 원칙에만 의견을 모았을 뿐 최종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상태다.

이병석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의 중재안인 '균형의석제(연동형 비례대표제 부분 적용. 정당 득표율의 50%를 의석수에 반영)' 도입 여부를 둘러싼 이견이 여야 협상을 번번이 깬 핵심 쟁점이다.

새누리당은 균형의석제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하며 선거 연령 하향(만 18세, 고등학생 제외)과 노동개혁·경제활성화법을 주고 받기 식으로 처리하자고 제안했고, 이를 새정치민주연합이 거부하는 등 상황은 갈수록 꼬여가는 양상이다.

이처럼 여야가 줄다리기를 벌이는 사이, 정치 신인들은 유례없는 '깜깜이 선거'에 내몰렸다. 현행 선거구를 기준으로 일단 예비후보 등록을 하기는 했지만 누구를 상대로 선거운동을 벌여야 할지 난감한 상태다.

뒤늦게 선거구가 확정되더라도 인구 상한 초과 또는 인구 하한 미달 지역구 60여곳이 조정 대상이어서 대혼란이 불가피하다.

선거구 획정이 해를 넘길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현행 선거구의 법적 효력이 상실되면서 예비후보 등록 자체가 무효화되고 선거운동도 중단해야 한다. 예비후보 등록 시 낸 기탁금 300만원, 1억5천만원까지 모을 수 있는 후원금 처리 등 금전적 문제도 발생한다.

'최악의 시나리오'로 흘러가는 것을 막기 위해 정의화 국회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정한 선거구 획정 입법 시한인 오는 31일까지 여야가 합의하지 못할 경우 직권상정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 의장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연말연시 즈음 심사기일 지정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구체적 시기는) 12월 31일 자정을 중심으로 하루 플러스 마이너스 시점으로 이해해 달라"고 했다.

일단 정 의장은 여야 지도부에 합의를 촉구하기로 했다. 그러나 균형의석제 도입 여부를 둘러싼 여야 이견이 워낙 커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다.

정 의장도 "균형의석을 통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균형의석제 도입이 무산될 경우 이를 강력 주장해 온 새정치민주연합이 반발할 게 뻔하다.

정 의장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주장하는 선거 연령 하향을 관철하는 방향으로 협상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지만, 새누리당이 노동개혁·경제활성화법 처리를 전제조건으로 내거는 한 새정치민주연합이 수용할 리 만무하다.

결국 선거구 획정은 직권상정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정 의장 중재 하에 여야가 논의를 이어나가기로 한 만큼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사진 조성우 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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