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게임업계가 모바일 게임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분위기 속에서도 온라인 게임 사업에 지속 투자하는 게임사들이 어떠한 성과를 낼지 관심이 모인다.
넥슨과 엔씨소프트, 네오위즈게임즈 등 전통적 온라인 게임사들은 모바일 게임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는 것은 물론 기존 온라인 게임 역량 확대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가동할 방침이다.
매년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는 모바일 게임에 대응하면서도 여전히 국내 시장에서 최대 비중을 점유하고 온라인 게임 시장에 대한 손을 놓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형 게임사들 신작 온라인 게임 준비에 분주
넥슨(대표 박지원)은 내년에도 다수의 온라인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자회사 넥슨지티(대표 김정준)가 개발 중인 '서든어택2' '타이탄폴 온라인'과 네오플(대표 김명현)의 '공각기동대 온라인'을 비롯해 '니드포스피드 온라인(스피어헤드)' '천애명월도(텐센트)' '하이퍼유니버스(씨웨이브소프트)'와 같은 퍼블리싱 신작들도 순차적으로 시장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넥슨은 또한 올 연말 공개서비스(OBT)를 시작한 '트리오브세이비어'와 내년 1월 서비스 예정인 '테라'의 시장 안착에도 주력한다. 올해 모바일 사업 본부를 2개 신설하며 모바일 게임에 힘써온 넥슨이 온라인 게임 대응에도 소홀하지 않는 모습이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 역시 내년에도 온라인 게임 행보를 이어간다. '리니지'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과 같은 간판 게임 속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마스터엑스마스터(MXM)'를 내년 상반기 출시하고, '리니지 이터널'의 첫 비공개테스트(CBT)도 해당 기간 중 진행할 예정이다.
'리니지 모바일' 등 모바일 시장에 적극 대응 중인 엔씨소프트는 기존에 보유한 온라인 게임 영향력도 적극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크로스파이어'로 유명한 스마일게이트 그룹(회장 권혁빈) 역시 '크로스파이어2', '로스트아크'와 같은 신작 온라인 게임을 준비 중이다.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을 형성한 마블 코믹스를 소재로 한 게임도 개발 중에 있다.
네오위즈게임즈(대표 이기원)는 온라인 게임 '블레스'을 내년 1분기 출시한다. 이 게임은 5년 동안 500억원을 투입한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당초 연내 출시하기로 했으나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출시 일정을 미뤘다. 퍼블리싱 게임 '아이언사이트' 역시 내년 추가적인 테스트를 진행한다.
'테라'를 만든 블루홀(대표 김강석)도 신작 온라인 게임을 개발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중순부터 신작 MMORPG '프로젝트W'를 개발에 착수했다. 엑스엘게임즈(대표 송재경)는 12월 공개서비스를 실시한 '문명온라인'에 신규 업데이트를 진행해 내년 온라인 게임 시장에 안착한다는 목표다.
◆온라인 게임, 모바일 강세에도 여전히 주력 시장
온라인 게임은 최근 모바일 게임에 밀려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대작' 수식어가 붙은 게임이 아니고서는 이용자들의 이목을 끌지 못할 정도로 기존 온라인 게임들의 입지가 단단한데다, 수백억원의 개발비를 들여 신작을 내놓는다 하더라도 흥행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넷마블게임즈, NHN엔터테인먼트와 같이 온라인 게임 대신 모바일 게임 위주로 방향을 바꾸는 게임사들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올해 '메이플스토리2(넥슨)' '아제라(스마일게이트)' '파이널판타지14(아이덴티티모바일)' '애스커(네오위즈게임즈)' '엘로아(넷마블게임즈)' 등이 출시됐으나 이중 현재 PC방 인기순위 20위권(게임트릭스 기준)을 유지 중인 게임은 한가지도 없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도 이들 게임사가 온라인 게임 신작에 주력하는 이유는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성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5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은 전년대비 2.6% 성장한 5조6천847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전체 게임 시장(10조5천788억원) 중 53.73%에 이르는 수치. 모바일 게임이 매년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 게임시장의 중심은 여전히 온라인 게임이라는 의미다.
글로벌 온라인 게임 시장 규모가 2012년 194억 달러에서 지난해 232억 달러로 매년 9%대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게임사들이 온라인 게임 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이유다. 국내 게임사들이 보유한 온라인 게임 기술력은 세계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임산업의 무게추가 모바일 게임으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경쟁자가 감소했다는 점도 남은 온라인 게임사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모바일 게임 비중이 높아진 점은 PC 온라인 게임사들에게 기회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며 "온라인 게임 경쟁이 완화되면서 잘 만든 작품만 내놓기만 하면 보다 오랫동안 흥행을 이끌어갈 수 있는 시장 여건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넥슨 김용대 사업본부장은 "모바일 게임 시장이 매우 커진 것은 사실이나,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층 역시 매우 두텁다"며 "온라인 게임만이 전달하는 재미가 분명한 만큼 지속해서 자체 타이틀 개발과 퍼블리싱 등에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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