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컨셉카를 전시했던 린스피드는 CES 2016에서 새로운 자율 주행 컨셉카 이토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CES의 자동차 전시가 갖는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된다.
CES의 자동차 전시는 미래 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자동차 자체가 강조되는 모터쇼에 비해서, 미래 이동성과 IT 융합이 강조되는 미래 기술을 한 번에 만나 볼 수 있다.
CES의 본격적인 자동차 전시는 역사가 짧다. CES 2012까지는 인포테인먼트 등 주로 전자 제품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CES 2013에서 ‘인포테인먼트에서 안전까지’를 주제로 본격적으로 자동차가 등장한다. CES 2014의 무인자동차, CES 2015의 스마트카를 거치면서, 미래 이동성, 공간 연속성, IT 융합을 주제로, 본격적인 자동차 전시가 계속되고 있다.
◆미래 이동성과 스마트폰 연동이 강조되었던 CES 2015
벤츠의 럭셔리 인 모션으로 대표되는 CES 2015의 자동차 전시는 미래 이동성과 스마트폰 연동을 강조했다. 벤츠의 럭셔리 인 모션은 ‘자동차를 하나의 생활 공간으로 보는’ 자율 주행 차량의 공간 연속성을 강조한다. 무인 발렛 파킹-무선충전 기술을 선보인 BMW와 폭스바겐의 전시는 자동차 업체들의 미래이동성 기술 진화와 연결된다. 전기차-소형차-자율 주행-무선충전으로 이어지는 미래 이동성의 관점에서 벤츠-BMW-폭스바겐-포드 등 주요 업체의 전시를 해석해 볼 수 있다.
또한 자동차 업체들이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일제히전시한점도인상적이다. 다만, 독일 3사의 지도업체 히어 인수 및 자동차사 공통 플랫폼 제안에서 보듯이, 차량용 클라우드를 지키고 싶었던 자동차사들의 의지 때문에, 대대적인 상용화는 2016년으로 미루어야 하는 상황이다.
◆CES 2016-구글-포드의 협력 발표가 가져 올 파급 효과
CES 2016에서 구글-포드의 협력 발표가 예상되는 점은 흥미롭다. 구글과 애플은 각각 2020년과 2019년 자율 주행차와 전기차의 상용화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자동차사의 견제가 시작되면서, 2015년 하반기를 지나며 애플-구글의 IT 선두 업체와 기존 자동차사의 경쟁 구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긴급통화(eCall) 서비스의 의무장착, 지도 업체 인수, 차량용 클라우드 표준 진행 등 자동차사 스스로 차량용 클라우드를 강화하면서 미래 자동차 시장 재편에 대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CES 2016에서는 구글-포드의 협력 발표가 예상되고 있다. 구글, 애플과 경쟁력있는 자동차사의 협력은 선두 자동차 업체들에게는 큰 위협으로 다가오게 된다. 구글, 애플이 자동차 생산 능력을 가지게 될 경우, 시장에서의 파급 효과는 매우 크게 된다. '주행' 기술뿐만 아니라 '진단 및 관리' 기술이 중요해지는 미래 자동차 시장의 시장 재편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폭스바겐과 GM의 기조 연설
폭스바겐은 지난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도 전기차 관련 기술을 강조한 바 있지만, 연이은 디젤 사태로 묻혀 버린 아픈 기억이 있다. 이번 CES 2016에서도 새로운 전기차를 내놓으면서,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이 번 기조 연설에서 폭스바겐은 새로운 전기차를 소개하면서 사물인터넷과 자동차 산업의 융합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CES 2015에서 클라우드 기반 고장 예측 기술을 소개하고, 상하이 모터쇼에서 자율 주행 컨셉카인 FNR을 선보인 바 있는 GM은 '개인 이동성의 재정의'를 주제로 기조 연설을 가질 예정이다. LG와 협력한 전기차인 볼트의 소개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자동차사의 전시
현대·기아자동차는 CES에 현대와 기아가 번갈아 가면서 참석한다. 올해에는 기아의 전시가 예정되어 있다. 기아의 주제는 역시 자율 주행 자동차에 맞추어져 있다. 1월 5일 예정인 프레스 컨퍼런스는 기아의 자율 주행 기술을 소개하는 최초의 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최근 네바다 주의 자율 주행 면허를 획득하여 기술력을 증명한 바 있다.
BMW는 미래 지향적인 내부 인테리어와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돋보이는 i8 스파이더 컨셉카를 선보일 예정이다. 새롭게 소개 되는 동작 인식 기술인 에어 터치는 간결한 동작인식 인터페이스와 비접촉식 터치 인터페이스 기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의 크라우드 매핑기술은 여러 차량에서 모아진 카메라와 GPS 정보로 지도를 생성하는 기술이다. 도요타 측은 이 기술을 통해서 지도 정밀도를 크게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자율 주행 지도에 적합하다고 밝혔다.
벤츠의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2017년에 출시 예정인 자율주행차 E200과 E300 모델이 전시될 가능성이 있다.
◆ 주요 부품 업체들의 전시
지난 CES 2015에서 자율 주행 차량을 소개했던 부품업체 델파이는 올해에도 관련 전시가 있을 예정이다. 특히 차량 간, 차량 도로간, 차량-보행자 간 통신 기술인 V2E(Vehicle to Everything)을 통해서 한단계 높은 수준의 스마트카와 자율 주행 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보쉬는 햅틱 피드백 기반의 터치스크린도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기술은 화면 터치시에 실제 버튼을 누르는 듯한 느낌을 주도록 하는 동시에 압력 수준을 체크해서 다른 입력을 줄 수 있도록 했다. 운전 시에 터치 스크린의 제어가 용이하게 한 기술이다.
CES에 처음 참가하는 현대모비스는 자동 긴급 제동을 비롯한 ADAS(Advanced Driver Assistant System) 기술과 자율 주행 기술, 운전 상황 체험이 가능한 지능형 운전석, V2X 기술 등을 소개할 계획이다. 반도체 업체인 엔비디아도 자율 주행 관련 기술을 공개할 예정이다. 자율 주행 플랫폼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주가 될 전망이다
◆CES 2016 자동차 관련 주요 혁신상
CES 2016의 자동차 관련 혁신상은 차량 지능 분야와 차량 내 오디오/비디오 분야의 두 분야에서 수여되었다. 이중 차량 지능 분야에서는 포드의 트레일러 백업 어시스트가 최고 혁신상을 차지했다. 이 기술은 트럭 뒤에 연결된 트레일러를 쉽게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차량 내 오디오/비디오 분야에서는 최고 혁신상 수상작은 없다.
두 분야의 주요 혁신상으로는 델파이의 3D 동작 인식 시스템, 스마트휠의 스마트 핸들, BMW의 어댑티브 모드, 보쉬의 햅틱 터치 제어 시스템 등이 수상했다. BMW의 어댑티브 모드는 운전자의 운전 방식과 주행 상황을 바탕으로 차량이 스스로 주행 모드를 결정해주는 시스템이다.
국내 업체로는 한양 정보 통신과 코웨이가 안전 지원 카메라 시스템과 사물인터넷 기반 차량용 공기청정기로 차량 지능 분야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미래 자동차 기술이 총망라 되는 CES 2016
이번 CES 2016에서는 9개의 완성차와 100여개의 관련 업체가 전시에 참여한다. 또한, 전시 규모는 작년에 비해서 25%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한해 스마트카 기술의 진화 방향을 짚어 볼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CES에 점점 자동차 비중이 늘어나는 것과 동시에 자동차 시장에서 CES의 중요성도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업체들이 관련 정보를 행사 전에 일부를 소개하기는 하지만, CES의 자동차 분야 핵심 전시는 발표 전까지 베일에 쌓여 있다. CES 2015의 벤츠가 깜짝 소개한 F015 럭셔리 인 모션처럼, 한 해를 대표할 스마트가 전시가 CES 2016에서 기대되고 있다.
전시회에 참가하는 기아, 모비스, 한양정보통신, 코웨이 등 우리나라 관련 업체들의 좋은 전시를 기대해 본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http://smart.kookmin.ac.kr)는 솔루션 전문기업 네오엠텔 기반기술팀, SK텔레콤 터미널 개발팀 등에서 근무하면서 업계와 학계를 두루 거친 전문가다. 현재 한국자동차공학회 이사, 한국멀티미디어 학회 이사, 대한전기학회 정보 및 제어부문회 이사, 한국정보전자통신기술학회 이사를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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