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권기자] 소니와 함께 비디오 게임기 시장을 장악해온 마이크로소프트(MS)가 TV 스트리밍 미디어와 스마트홈 시장에서 애플의 최대 적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MS는 그동안 윈도미디어센터를 홈엔터테인먼트 허브로 전면에 내세웠으나 지난해 윈도10의 출시를 계기로 윈도미디어센터대신 X박스원을 중심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다만 MS X박스원의 가격이 349달러로 4세대 애플TV(149달러)나 아마존 파이어TV( 100달러)보다 2~3배 비싸 TV 스트리밍 미디어 기기로 확산되는 데 제약을 받고 있다.
MS는 이를 위해 4세대 애플TV처럼 윈도 스토어에서 게임이나 앱을 다운로드해 이용할 수 있고 TV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구현할 수 있는 작고 저렴한 X박스원 신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시장분석가들은 MS가 올해 X박스원 저가모델로 TV 스트리밍 미디어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경우 영향력을 확대하고 스마트홈 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MS의 HW와 SW 생태계는 애플 생태계와 유사
MS는 수년간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 시장을 장악하며 거실용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MS가 통합OS 정책에 맞춰 X박스원과 PC, 스마트폰 등에 동일한 윈도10을 채택했고 X박스원에서도 데스크톱용 앱을 실행할 수 있어 윈도 생태계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동안 취약했던 윈도 생태계가 애플처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콘텐츠 등을 하나로 묶어 제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워치, PC의 기능을 공유하고 애플TV로 이 기능을 거실까지 확장했다.
MS는 애플처럼 모든 기기에 윈도10을 탑재해 사용자가 이 기기에서 게임뿐만 아니라 TV 방송까지 볼 수 있게 했다.
최근 넷플릭스와 훌루, 아마존 프라임 등의 TV 스트리밍 서비스가 크게 인기를 끌면서 셋톱박스형 스트리밍 미디어 기기의 판매량도 크게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샛톱박스 판매량이 처음으로 통신사용 IP 셋톱박스를 추월했다. 하지만 셋톱박스를 이용한 온라인 TV(OTT) 서비스 비율은 여전히 작은 편이다.
최근 타임워너케이블(TWC)은 로쿠 제품을 이용한 OTT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어 이 서비스가 정식으로 시작될 경우 OTT 서비스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다.
◆MS, X박스원의 TV 녹화 기능으로 거실 장악 노려
MS는 지난해 4월 미국과 캐나다에서 X박스원을 이용한 지상파 TV 서비스로 OTT 서비스 시장에 진출했다. X박스원 사용자는 넷플릭스, 훌루와 같은 OTT 서비스, 케이블방송이나 위성방송사가 제공하는 생방송 서비스를 포함한 지상파 TV 서비스를 시청할 수 있다.
MS는 2016년부터 TV 녹화 기능을 지원해 사용자는 TV 방송을 녹화해 이를 윈도10 PC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로 감상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콘텐츠 부문을 보강해온 MS는 X박스원의 가격 문제만 해결하면 게임, TV, 영화, 음악, 앱 등을 아우르는 콘텐츠 생태계를 내세워 애플과 경쟁을 대등하게 펼칠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MS는 애플이 공을 들이고 있는 스마트홈 시장에도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애플TV를 홈킷시스템의 허브로 사용해 스마트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MS도 스마트홈 기기를 출시하고 X박스원을 허브로 활용하면 스마트홈 시장에서 새로운 수입원을 찾을 수 있다.
스마트홈 시장은 2014년 203억달러에서 2020년 586억달러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소비자는 스트리밍 미디어 기기를 TV 서비스뿐만 아니라 가정용 커넥티드 기기를 통합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홈오토매이션시스템으로 사용하고 싶어한다.
윈도10은 사물인터넷용 기기 플랫폼으로 공급되고 있어 X박스원이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희권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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