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6 벤츠 전시장에서는 벤츠 차량에 적용된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만나 볼 수 있었다.
벤츠는 2015년 12월에 여러 모델에서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를 동시 적용했다고 밝혔다. 최근 차량용 클라우드 시장을 놓고 복잡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애플 카플레이,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의 상용화를 통해서, 애플과 구글은 주행 정보를 통한 차량용 클라우드의 성장을 꾀하고 있다.
시장을 지키려는 자동차 업체의 노력은 계속된다. 확장된 자동차(Extended Vehicle) 표준을 통해서 차량용 클라우드 표준을 만들어가고, 긴급통화서비스(이콜 서비스)를 데이터 서비스로 확장하고 있으며, 독일 3사의 지도업체 히어 인수를 통해서 자율 주행에 대비하는 동시에,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의 견제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복잡한 상황에서 벤츠의 애플 카플레이,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적용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이나 자체 내비 기능에는 부담
벤츠의 입장을 정리하면 ‘소비자가 원하면 기능을 구현한다. 하지만, 주행 정보를 애플과 구글에주고 싶지는 않다’로 요약할 수 있다.
차량에서의 스마트폰 사용성을 높이고사용자의 기호에 맞추기 위해서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는 적용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는 벤츠의 차량용 클라우드나 벤츠의 자체 내비게이션 시스템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벤츠 관계자는 차량용 클라우드 경쟁이 아니라, 내비게이션의 경쟁이라고 답했다. 차량 정보, 진단 정보는 애플, 구글이 가져가지 못하기 때문에, 차량용 클라우드 경쟁은 있을 수 없다는 의견이다.
◆내비게이션과 인터페이스의 자신감
다만 벤츠의 자체 내비게이션 시스템에 주는 부담은 벤츠에게도 고민이 되는 듯 하다.
벤츠는 자체 내비게이션이 충분히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시장을 빼앗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또 자체 내비게이션은 화면 터치 이외의 다른 유저 인터페이스의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차량 사용성에서 훨씬 뛰어나다는 의견이다.
벤츠는 현재 화면 터치 인터페이스 이외에도, 핸들의 터치 인터페이스와 운전석 오른쪽에 조그 셔틀을 이용한 인터페이스 및 터치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있다. 벤츠 관계자는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이용한 내비게이션 화면 조작 시연을 보여 주면서, 사용자가 벤츠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선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벤츠가 원하는 것은 사용자가 전화 기능과 메시지 기능 등 단순 스마트폰 연결 기능만 사용하고, 내비게이션은 벤츠 자체의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연결 시 사용이 어려운 벤츠 내비게이션
현재 상용화된 기능은 벤츠가 원하는 대로 되어 있지는 않다. 벤츠는 곧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서 사용 시나리오를 수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을 연결하면 바로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 화면이 뜨게 된다. 사용자는 전화 기능, 메시지 기능, 음악 기능, 라디오 기능, 내비게이션 기능 등 여러 기능을 스마트폰 연결을 통해서 사용할 수 있다.
문제는 현재의 구현에서는 스마트폰 연결 후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 화면이 뜨게 되면, 벤츠의 자체 내비게이션 실행이 어렵다는 점이다. 벤츠 관계자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 앞으로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실행 이후에도 사용자가 손쉽게 자체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복잡한 경쟁 구도는 계속된다
CES 2015에서 대대적으로 선보였던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는 당시 예상보다는 느린 속도로 차량에 적용되고 있다. 동시에 복잡한 경쟁 구도를 만들어 가고 있으며, 다양한 숙제를 안겨 주고 있다.
우리나라 시판 차량에는 GM의 차량들이 애플 카플레이를 상용화 했지만, 지도 문제로 큰 반향을 불러오지 못했다. 벤츠의 사례에서 보듯이, 스마트폰 연결 시 자체 내비게이션 사용의 어려움도 벤츠에게는 부담이 되고 있다.
앞으로 자체 내비게이션 실행을 용이하도록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경우, 벤츠의 의도대로 자체 내비게이션과 인터페이스의 경쟁력으로 벤츠 내비게이션만 사용하게 될 지가 주목된다.
독일 3사의 히어 인수가 완료된 이후에, 자동차사 공통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인가라는 점도 2016년의 중요한 이슈이다. 헤드 유닛을 지키려는 자동차사와 헤드 유닛을 장악하려는 애플, 구글의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사용자의 선택이 어떻게 될 지가 궁금해 지는 상황이다.
벤츠가 넓은 화면을 통해서, 다른 자동차사 보다 애플 카플레이,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사용성을 높였다고 밝힌 점도 경쟁의 다른 측면을 바라 볼 수 있다. 커넥티드카와 차량용 클라우드 경쟁은 복잡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http://smart.kookmin.ac.kr)는 솔루션 전문기업 네오엠텔 기반기술팀, SK텔레콤 터미널 개발팀 등에서 근무하면서 업계와 학계를 두루 거친 전문가다. 현재 한국자동차공학회 이사, 한국멀티미디어 학회 이사, 대한전기학회 정보 및 제어부문회 이사, 한국정보전자통신기술학회 이사를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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