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근기자] 케이블 TV 업계가 지상파 방송 3사의 신규 다시보기(VOD) 서비스 공급 중단에 대한 대응으로 MBC의 광고송출을 중단한다.
케이블TV방송협의회는 1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비상총회를 열고 "지상파 3사가 재송신료를 두고 법적 분쟁 중인 중소 케이블사업자(SO)를 압박하기 위해 VOD 서비스 공급을 중단하고 있다"며 이같이 결의했다.
케이블TV 업계는 "이번 사태는 지상파 3사가 케이블 업계를 IPTV와 콘텐츠 공급에서 차별하고 재송신료 분쟁을 콘텐츠 공급과 연계한 부당행위이자 갑질"이라며 "정부가 즉각 이를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상파 3사는 지난 1일부터 케이블 TV에 대한 신규 VOD 서비스 공급을 중단했다. KBS와 SBS의 경우 지난해 방영한 방송에 대해선 올해 연말까지 VOD 서비스를 공급하나 MBC는 오는 31일부터 지난해 방송분에 대해서도 전면 중단한다.
이는 지난해 지상파 3사와 케이블 TV 업계가 VOD 서비스 대가와 개별 케이블 사업자(SO)에 대한 VOD 공급 여부를 두고 벌인 협상이 결렬된 데 따른 결과다. 지상파 3사는 케이블 TV 업계에 대해 무료 VOD 대가지불 방식을 기존 정액제에서 가입자당 정산방식으로 변경해 인상하고, 개별 SO에 대해서도 VOD 공급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케이블 TV 업계는 무료 VOD 대가산정과 관련해선 올해 전년 대비 10~15% 인상하는 선에서 가입자당 정산방식 도입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는 지난해 IPTV 업체들이 지상파 3사와 VOD 대가산정에서 합의한 수준이다.
그러나 지상파 3사의 개별 SO에 대한 VOD 서비스 공급중단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개별 SO 10개 업체가 지상파 3사와 재송신료를 두고 재판 중인 가운데 VOD 공급 여부를 이 문제와 결부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케이블TV협회 김정수 사무총장은 "지상파 방송사들이 재송신료 문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VOD를 앞세워 공급 거절이라는 강수를 둔 것"이라며 "법원이 판단하면 될 일을 실력행사로 압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케이블TV 업계는 MBC의 광고에 대해 평일은 저녁 6시부터 자정까지 6시간 동안, 주말은 오후 4시부터 자정까지 8시간씩 중단할 계획이다. 광고 송출이 중단될 경우 해당 시간은 검은색 빈 화면으로 방송된다.
최정우 케이블 TV VOD 대표는 지상파 3사 중 MBC의 광고 송출을 우선 중단한 데 대해 "케이블 SO들과의 재전송료 다툼에서 VOD 공급중단이라는 아이디어를 착안한 쪽도, 지상파 3사를 대표해 케이블 TV 업계와 협상한 쪽도 MBC"라고 설명했다.
성기현 한국케이블텔레콤 대표는 "KBS와 SBS에 대해선 추후 결정할 것"이라며 "정부와 지상파 방송사들이 이 문제를 두고 논의 중인 만큼 그 결과에 기대를 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비상총회엔 최종삼 케이블TV협회장, 배석규 신임 케이블TV협회장 내정자, 김진석 CJ헬로비전 대표, 김재필 티브로드 대표, 유정석 현대HCN 대표, 구자형 JCN울산중앙방송 회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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