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정기자] 여야는 19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최근 정부의 개성공단 중단 결정으로 국내 경제에 끼친 영향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입주 업체 피해 등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개성공단이 북한의 체제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며 안보상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야당은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전용됐다는 근거가 부족한 상태에서 폐쇄를 결정함으로써 남북 관계는 물론 경제에도 엄청난 피해를 초래했다고 반박했다.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은 "국제사회가 강력한 대북제재 수단을 강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도 모든 수단을 취하는 건 당연하다"며 "개성공단의 가동 중단 결정은 불가피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개성공단을 통해 지금까지 총 6천160억원의 현금이 달러로 지급됐고 달러 대부분이 노동당 지도부에 전달되는 상황에서 개성공단 가동 중단은 피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미경 의원도 "우리가 제공한 돈으로 북한은 미사일과 핵탄두, 각종 생화학 무기를 가진 존재가 됐다"며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 당국으로 흘러들어 가서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사용됐단 증거를 통일부 장관이 아느냐 여부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고 밝혔다.
더민주 김영록 의원은 "개성공단 가동 기간에 우리 정부와 기업은 2조원을 투자해 8조원의 매출이 발생했다"며 "6조원이 남는 장사를 한 셈"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 결과를 인용, "개성공단 폐쇄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32억 달러에 달한다"며 "경제부총리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에 당연히 참석해 대책을 마련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직접 그 회의에 참석한 것은 아니었지만 협의는 있었다"고 답했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개성공단을 폐쇄할 생각이 있었으면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2013년보다는 더 나은 대책을 마련해 뒀어야 한다"며 "실효성 없는 대책을 (지금도)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개성공단 임금으로 지급된 달러가 국가기관에 모이는 건 현재 북한의 외화 체계에서는 당연한 결과"라며 "그런 논리라면 중동에서 우리 노동자들이 피와 땀으로 벌어들인 외화가 박정희 정권의 핵개발 자금이나 전두환 독재정권의 통치자금으로 사용됐다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이날 황교안 국무총리는 '개성공단 자금이 전용됐다고 정부가 인지한 시점이 언제냐'라는 더민주 김경협 의원의 질문에 "제가 알기로는 참여정부 때부터 이런 내용의 상당 부분을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황 총리는 정부는 개성공단 자금유입을 "확인해서 말하는 것"이라며 "(야권 집권 시절부터) 지금까지 유입된 총액이 6천150억원으로 안다. 액수는 점차 늘어났다"고 했다.
◆경제 위기 책임 공방도 치열, 발목잡기 야당 책임 vs 정부 책임
최근 어려운 경제상황의 책임 소재를 놓고 여야간 신경전도 치열했다.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은 "'수출 외끌이'만으로는 경제가 회복될 수 없고 내수 활성화가 중요하며 그 중심에는 서비스업이 있다"며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처리에 반대하는 야당을 압박했다.
이에 더민주 김경협 의원은 "정당 정치에서 야당의 견제 역할을 인정하지 않는 건 독재적 발상이자 무능한 정권의 실정을 감추려는 치졸한 꼼수"라고 반박했다.
같은 당 박병석 의원도 "오히려 국민이 정부 정책을 걱정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유 부총리는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의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 실패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전혀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경제에 대한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대책을 나름대로 차근차근 준비를 해왔고 실현되고 있다. 특히 4대개혁 중 공공개혁은 어느 정도 시행되고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무엇보다 대외 경제 여건이 아주 좋지 않기 때문에 경제 성장률이 낮은 부분은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이 아닌가"라며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도 세계적으로 한단계 올라갔고 수출도 부진했음에도 올라갔다. 환경이 안좋지만 상대적으로 이룩해낸 것이 있다"고 말했다.
조현정기자 jh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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