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묵직한 카리스마와 미소를 머금은 부드러움의 대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사상 초유의 전략(플래그십) 스마트폰 맞대결을 펼친 가운데 두 회사의 모바일 수장의 지략 대결에도 관심이 쏠렸다.
더구나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조준호 LG전자 사장 모두 그동안 MWC에서 스마트폰을 발표한 경험이 없었다.
그러나 처음인 것이 무색하게 두 사장 모두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고동진 사장은 박력있는 말투의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로, 조준호 사장은 시종일관 미소를 머금은 여유있는 화법으로 호응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갤럭시언팩은 고동진 사장의 첫 데뷔무대라는 점 외에도 '가상현실' 콘셉트를 처음 시도했다는 점에서도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LG전자는 '놀이터'라는 주제에 맞는 발표를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았다.
이번 갤럭시S7 언팩행사의 5천여개 관람석에는 가상현실 기어VR이 구비돼있었다. 무대도 에년의 일자형과 달리 윗면과 아랫면이 없는 정사각형의 상자 모양이었다.
행사가 시작되고 이 상자가 열리면서 마름모꼴의 무대와 함께 고동진 사장이 등장했다. 고 사장은 콘서트 무대의 가수처럼 동서남북으로 무대를 누벼야 했다.
그러나 고 사장은 별 긴장하는 기색없이 "갤럭시S 부터 갤럭시S7까지 출시하면서 배운것은 소비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라며 "삼성도 이 같은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며 "삼성 스마트폰은 보안플랫폼 '녹스',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와 같은 모바일 서비스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갤럭시 언팩에선 갤럭시S7 첫 공개 영상을 관람객 모두 기어VR로 감상할 수 있어 더욱 특별했다. 갤럭시S7 디자인이 전작과 비슷해 호응을 얻기 힘들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새 먹거리로 준비 중인 가상현실을 콘셉트로 신제품을 알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었다는 평가다.
실제로 기어VR로 갤럭시S7을 보니 상하좌우 앞뒤까지 갤럭시S7를 내 눈앞에 갖다 놓고 보는 느낌이었다.
여기에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까지 등장해 "삼성과 가상현실 분야 협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첫 무대에 등장했다 다른 임원에게 신제품 설명을 넘긴 고 사장은 다시 나와 저커버그 CEO 손을 맞잡고 막역한 모습을 보였다.
고동진 사장의 발표 모습이나 행사 자체가 삼성 스마트폰 이름 처럼 '엣지'있는 모습이었다.
◆DJ가 된 조준호 사장, 놀이터 표방한 'G5' 공개행사
LG전자는 클럽에 온듯 시종일관 음악이 흐르고 시트콤이나 만화의 형식을 빌어 G5를 소개하는 등 '놀이터'라는 콘셉트에 맞춰 G5를 소개했다.
LG전자가 삼성이나 애플처럼 특정 콘셉트를 가지고, 파트너사까지 초청해 신제품 발표회를 연 이번 행사는 역대급이라 볼 수 있다.
G5 발표의 'DJ'가 된 조준호 사장은 미소를 머금고 '놀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스마트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조 사장은 "최근 많은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대신 드론이나 액션캠 같은 데서 흥미를 얻고 있다"면서도 "G5와 'LG 프렌즈'라면 스마트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LG전자는 G5에 카메라, 오디오 등 모듈을 끼울 때마다 어떤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지를 시트콤이남 만화의 에피소드처럼 보여줬다.
조 사장은 이날 행사 후 테판 페르손 뱅앤올룹슨(B&O) COO,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CEO, 찰스 암스트롱 구글 스트리트뷰 총괄 매니저, 니콜라스 해프터메이어 패럿 CMO와 기념 촬영을 하며 LG식 스마트폰 생태계에 도움을 준 파트너사에 감사함을 표하기도 했다.
두 사장은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지만 결국 어떤 성적표를 거둘 지는 역시 시장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7은 오는 3월11일 글로벌 출시되고, LG G5도 이르면 3월말 판매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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