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정의화 국회의장의 테러방지법 중재안 수용 입장을 밝혀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필리버스터 정국'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더민주 이종걸 원내대표는 26일 당 비상대책위·선거대책위 연석회의에서 "정 의장이 국민의 큰 피해가 예상되는 감청과 관련한 부칙 조항에 대해 중재안을 제시했다"며 "우리는 그것이라도 받겠다"고 밝혔다.
정 의장이 제시한 중재안은 테러방지법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정보수사기관의 장은 국가안전보장에 대한 상당한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에 한해 그 위해를 방지하기 위해 통신제한조치(감청)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한 통신비밀보호법 제7조를 준용한 것이다.
국정원에 통신제한조치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되 이를 남용할 수 없도록 '국가 안전 보장의 우려가 있는 경우 테러 방지를 위해'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이는 국정원의 통신제한조치 요건을 '테러 방지를 위해'로 규정한 새누리당 안 보다 다소 강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 원내대표는 또 테러대응센터를 국민안전처 산하에 두자는 기존 입장에서 물러나 국정원 산하에 두자는 새누리당의 요구도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새누리당이 이를 받고 몇 개 내용을 정리한다면 필리버스터를 이제라도 중단하겠다"고도 했다.
더민주의 '양보'로 교착상태에 빠진 여야 협상에 일단 물꼬가 트인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이 더민주의 제안을 수용할 경우 '필리버스터 정국'은 돌파구를 찾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다만 새누리당은 더민주의 여야 대표·원내대표 '2+2' 회동 제안을 일단 거절했다. 원내대표 간 물밑 협상을 통해 양측의 입장을 좁힌 뒤 회동을 갖고 협상을 타결하겠다는 취지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당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원내대표에게 요청한 사항이 있는데 그것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종합적으로 판단해 회담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변수는 또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위원들 간 이견으로 선거구 획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여야는 획정위가 전날 획정안을 국회로 넘기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를 거쳐 이날 본회의에서 의결할 계획이었다.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필리버스터도 획정안의 본회의 의결을 기점으로 중단될 가능성이 점쳐졌었다.
그러나 획정위는 국회가 요구한 제출 시한을 넘겼다. 획정위가 이날도 획정안을 제출하지 못할 경우 여야 합의도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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