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인지컴퓨팅이 고비에 빠진 IBM의 구원투수가 될 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2009년 스마트 플래닛을 외쳐온 IBM은 지난해부터 '코그너티브 비즈니스(Cognitive Business)'를 주창하고 있다.
이는 기업, 공공, 의료 등 실질적인 비즈니스 환경에 인지 컴퓨팅을 적용해 제품과 서비스를 혁신할 뿐 아니라 소비자를 더 잘 알고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때 인공지능을 IBM은 코그너티브 컴퓨팅이라고 달리 부른다.
올해로 무려 104살이 된 IBM의 현재 상황은 썩 좋지 않다. 전년동기를 기준으로 15분기 연속 매출이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21억 달러로 전년동기보다 9% 줄었다. IBM은 미국 달러 강세가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거대한 흐름은 메인프레임이나 유닉스 서버 같은 IBM의 주력 사업 성장을 더디게 만들고 있다. IBM 역시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지만 시장을 선점하고 있진 못하다.
이런 가운데 IBM은 모든 비즈니스에 코그너티브 컴퓨팅을 구현하는 '코그너티브 비즈니스'를 통해 위기를 타개하려 하고 있다.
지니 로메티 IBM 회장은 최근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열린 '파트너월드 리더십 콘퍼런스'에서 "코그너티브는 가장 창조적이고 파괴적인 혁신으로 IBM 최고의 차별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왓슨, 비정형 데이터 해결사로
인지 컴퓨팅이 다시 떠오르는 이유는 데이터의 양에서 찾을 수 있다.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데이터가 생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대부분의 데이터가 동영상, 음악, 이미지 등 비정형 데이터라 기업이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IBM은 2020년이 되면 매일 1인당 143기가바이트(GB)의 데이터가 생성되고 이중 85%가 비정형 데이터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런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선 사람처럼 이해하고 추론하고 학습하는 인지 컴퓨팅의 필요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국IBM 관계자는 "프로그래밍의 세상에선 데이터를 다룰 방법이 거의 없다"며 "코그너티브 컴퓨팅은 프로그래밍하지 않고 가르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IBM 코그너티브 컴퓨팅의 중심은 2011년 제퍼디 퀴즈쇼에서 우승한 '왓슨(WATSON)'이다.
물론 왓슨 역시 아직 IBM이 말하는 코그너티브 비즈니스를 하기 충분치 않다. 한국IBM에 따르면 왓슨의 완성도는 2~5%다.
하지만 왓슨은 진화중이다. 퀴즈쇼 당시 왓슨은 질의응답을 소화하는 API 단 한 개만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30개 가까이 늘었으며 올해 50개를 넘을 전망이다.
IBM이 코그너티브 비즈니스를 위해 강조하는 또 한 가지는 왓슨을 통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스타트업(창업초기 기업)은 왓슨 비즈니스를 통해 아이디어, 데이터, 솔루션을 결합한 코그너티브 솔루션을 만들어 팔고 수익을 나눌 수 있다.
이를 위해 IBM은 파트너 프로그램도 개편했다. 한국IBM은 "IBM과 파트너가 판매할 수 있는 코그너티브 솔루션에 대한 맞춤형 교육을 통해 동반 성장 로드맵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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