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누리당이 4.13 총선을 앞두고 실시한 사전여론조사 결과 유출 사태로 또 한 번 혼란에 빠져드는 모양새다. '현역 의원 40명 살생부' 파문이 김무성 대표의 사과로 간신히 봉합된 지 사흘만이다.
3일 오후 당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퍼져나간 사전여론조사 문건은 여러 장의 사진 파일로 지역구명, 공천 신청자 이름, 수치 등이 적혀 있다. 출처는 명기돼 있지 않지만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경선을 앞두고 실시한 사전여론조사라는 설명이 돌았다.
실제 여의도연구원은 지난 주말 공천 심사를 위해 자동응답(ARS) 사전여론조사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를 공직자후보추천관리위원회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출된 문건이 공관위에 보고된 정식 문건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공관위가 사전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경선 대상자를 선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온 만큼 현역 의원들과 예비후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명과 지지율 숫자가 적힌 문건이 떠도는 것만으로도 경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에서 당사자들은 누군가 의도를 가지고 문건을 유포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이번 사태는 이미 임계점에 도달한 당내 공천 갈등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이르면 다음 주 윤곽을 드러낼 경선 배제자들이 유출된 문건과 일치할 경우 파장은 더욱 커질 게 자명하다.
당장 공관위는 문건 유출에 대한 책임론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살생부 파문 이후 공천권의 무게중심이 김 대표에서 이한구 공관위원장으로 옮겨갔다면, 이번 사태로 김 대표가 '반격' 기회를 잡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건이) 새어나가는 문제는 당 사무처에서 사무총장이 알아서 할 문제"라며 "공관위 사항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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