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20대 총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 모두 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각 정당의 공천 작업이 본격화하면서 내부 갈등이 이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괴문서 파문에 연일 파열음, 與 공천 순항할까
새누리당은 최근 공천과 관련한 각종 '괴문서'가 떠돌면서 수차례 홍역을 치렀다. 현역 의원 40명 살생부, 여의도연구원이 실시했다는 여론조사 결과 문건, 공천 배제자 명단 등이 SNS를 통해 유포된 것이다.
이 가운데 살생부 논란에는 김무성 대표가 연루되면서 가장 큰 파장을 낳았다. 정두언 의원은 김 대표로부터 '친박 핵심 인사가 현역 의원 40여명 물갈이 요구 명단을 받았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부인했지만 당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가뜩이나 고조되고 있는 친박·비박 갈등도 격화됐다. 비박계는 친박계가 현역 의원 물갈이 명단을 만든 것으로 보고 반발했고, 친박계는 비박계의 자작극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살생부 파문이 김 대표의 공개 사과로 가라앉을 무렵 지역구명, 공천 신청자 이름, 수치 등이 적힌 여론조사 문건이 유출됐다. 실제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공천 심사용 여론조사를 실시, 그 결과를 공직자후보추천관리위원회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 '공관위 책임론'이 불거졌다.
공천을 둘러싼 풍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자 이한구 공관위원장이 수습에 나섰다. 그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여론조사 문건 유출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를 의뢰했고, 지난 4일 계획에 없던 1차 경선 지역 및 단수·우선추천지역 발표를 단행했다.
그러나 친박계 3선인 김태환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함에 따라 친박계 고령·중진 의원을 시작으로 비박계 의원 다수를 물갈이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오는 등 당내 분위기는 연일 살얼음판이다.
◆야권 통합 물 건너 간 듯…연대 가능성 남아
야권의 화두는 통합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더민주 탈당파가 주축이 된 국민의당에 통합을 제안한 뒤 야권 전체가 요동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일 당 비대위 회의에서 "야권이 총선 승리를 거두기 위해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밝힌 뒤 연일 국민의당에 '러브콜'을 보냈다.
여기에는 야권이 분열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 하에서는 총선 승리가 불가능하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갑작스런 통합 제안에 국민의당은 요동쳤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강력 반발한 반면, 천정배 공동대표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더민주 측과 국민의당 내 통합론자들 간 물밑 접촉설이 흘러나오면서 국민의당에서는 내분 조짐까지 감지됐다.
결국 국민의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통합 거부' 결정을 공식화했다. 안 대표는 6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총선에서 야권 통합 없이 제3당으로서 독자노선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더민주와 국민의당 간 통합은 물 건너 간 분위기지만 연대 가능성마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연대론이 계속 거론되고 있어 언제든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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