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정기자] 테러방지법을 관철한 정부 여당이 사이버테러방지법 처리 총력전에 나서면서 오는 11일 소집되는 3월 임시국회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7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사이버테러방지법의 국회 처리를 강조하자 국가정보원은 최근 북한에 의해 이뤄진 사이버 공격 사례를 언론에 공개했다. 이에 새누리당이 직권상정을 주장하며 법안 처리를 거들고 나섰다.
사이버테러방지법은 중요 공공기관으로 제한됐던 국정원의 사이버안전관리 업무를 민간 영역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담고 있다. 국정원장 소속으로 설립되는 '국가사이버안전센터'가 민간 부분 인터넷의 사이버안전 관리 권한까지 모두 갖게 되는 것이다.
'정보통신망 침해'를 사이버테러로 규정하면서 북한의 사이버테러 증거가 없더라도 영장없이 민간 개인정보 수집이 가능해진다. 국정원이 이 법을 활용해 민간업체를 통제할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새누리당은 이미 본회의를 통과한 테러방지법과 사이버테러방지법이 동시 처리돼야 효율적인 테러 방지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더민주는 테러방지법과 마찬가지로 인권 침해 소지가 다분한 위험한 법이라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더민주 이종걸 원내대표는 10일 "국정원이 사이버테러를 핑계로 포털, SNS 등을 마음대로 사찰해 국민들의 온라인 생활을 엿볼 수 있다"며 "사이버 사찰법까지 밀어붙이려는 이 정권은 도를 지나치게 넘었다.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8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노동개혁 4법, 사이버테러방지법을 3월 임시국회를 소집해 법안 처리에 나서겠다"며 "현재도 국가 비상사태에 해당한다며 사이버테러방지법을 직권상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원 원내대표는 전날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정부 내 주요 인사의 스마트폰을 해킹하고 철도 관련 기관에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는 등 사이버 테러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오프라인 테러를 막을 방패를 준비했으니 이제는 온라인 테러를 막을 방패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3월 임시국회에서 여야가 처리 필요성에 공감하는 국가보훈처 관련 법안과 함께 노동개혁 4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사이버테러방지법을 일괄 처리한다는 방침이지만 더민주의 반대가 완강해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사이버테러방지법이 테러방지법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야당의 필리버스터로 국회를 일주일 넘게 공전케 했던 테러방지법처럼 사이버테러방지법이 여야 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작용할 경우 다른 법안까지 발목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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