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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바둑 세계대전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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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알파고 VS 이세돌 9단 이어 글로벌 인공지능 바둑 도전 이어져

[성상훈기자] 전세계 인공지능들이 인간 최고수와 바둑 대결을 펼치고 있는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 '알파고'에 속속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인간 최고수인 이세돌 9단을 상대로 2승을 따내고 있는 알파고를 잡고 '최강의 인공지능' 칭호를 가져가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

11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을 제외한 미국, 중국, 일본을 대표하는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들이 현재 최강의 인공지능으로 꼽히는 알파고를 겨냥해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중국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노부마인드는 지난 8일 새로운 형태의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을 통해 중국 바둑 랭킹 1위 커제 9단과 대결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우런 노부마인드 개발 총괄 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구글의 알파고 기술은 결코 높은 수준이 아니다"라며 "중국도 같은 영역에서 이와 비슷한 수준에 도달해 있고 프로 기사에 도전할 준비가 돼있는 상태"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커제 9단은 현재까지 인공지능의 도전을 수락하지는 않았지만 만약 수락하게 되면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이를 알리겠다는 입장이다.

노부마인드는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처럼 100만달러의 상금을 내걸었고 대국은 6개월 안에 성사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한때 최강의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으로 꼽혔던 일본의 '젠(ZEN)'도 재도전에 나섰다.

젠의 개발사인 일본 소프트웨어 기업 드왕고는 지난 1일 '딥젠고(Deep Zen Go)'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알파고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딥젠고 프로젝트는 드왕고 개발팀과 일본 도쿄 대학원 AI 연구팀, 재단법인 일본 기원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개발 프로젝트다.

드왕고 카토 히데키 젠 개발팀장은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젠의 새로운 버전은 이미 심층 학습을 활용하고 있고 지금까지 약점으로 지적됐던 초반 플레이를 극복하고 있다"며 "하지만 알파고와는 아직 평점 500점 정도 차이가 나며 승률은 4% 미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현재는 차이가 있지만 시뮬레이션 기술과 컴퓨팅 병렬 클러스터링은 젠이 알파고를 웃돈다는 설명. 여기에 심층 학습에 의한 패턴 인식을 강화해서 알파고에 대항하겠다는 계획이다.

소셜 미디어인 미국 페이스북도 인공지능의 심층 학습을 활용하는 바둑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경우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심층 학습을 이용한 시각 정보 처리 기술에 적용하는 것을 추진중이다.

페이스북에 따르면 바둑 기사들은 시각에 의한 패턴을 읽고 인지한 후 다음 수를 결정한다. 어느 바둑돌의 위치가 좋은지를 직관적으로 판단한다는 것.

페이스북은 이같은 바둑의 기초 패턴 정보를 이용해 영상 시스템에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는 개발이 초기 단계임에도 기존 바둑 프로그램과 승부했을 때 충분히 제압할 수 있는 수준에 있다고 페이스북은 설명했다.

◆인공지능, 바둑에 도전하는 이유는?

전문가들에 따르면 기존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은 '몬테카를로 트리 탐색(MCTS)'이라 불리는 알고리즘만을 사용한다.

MCTS는 난수를 이용해 '최악의 판단'에서 '최후의 판단'에 이르기까지 수백만번 이상 반복을 통해 가장 '최적의 판단'을 선택하도록 하는 알고리즘이다.

바둑의 경우의 수는 10의 170제곱에 이른다. 0이 200개 이상이다. 아무리 성능이 뛰어는 컴퓨터라 할지라도 이정도 숫자의 경우의 수를 일일이 계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때문에 확률적인 방법으로 최적의 수를 찾아내는 것이 MCTS의 기본 원리다.

알파고는 현재 이 최적의 수를 찾아낼 확률이 57%에 이른다. 알파고는 MCTS 알고리즘과 더불어 강화 학습을 통해 스스로 대전을 만들어 학습하고 강해지고 있다.

알파고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바둑은 향후 범용 인공지능 기술을 테스트할 수 있는 최적의 테스트베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데이비드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바둑 국면의 유리함과 불리함을 계산하는 일은 기존에는 불가능하다고 믿고 있었다"며 "하지만 정책 네트워크와 가치 네트워크를 통해 이를 현실로 만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끼리의 바둑 대결은 매년 열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의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 '돌바람'이 우승한 바 있다.

알파고, 젠, 노부마인드 등 인공지능의 성능 향상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에 최강의 인공지능을 가리는 '인공지능 세계대전'도 인공지능과 인간의 대결에 버금가는 올해 또하나의 재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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