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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기업 해외서 고전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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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6년 기획]② 성공사례·마케팅 부족이 약점

[김국배기자] 기회의 땅? 고전의 땅?

글로벌 시장으로 달려가고 있는 우리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대표 SW라는 평가를 받는 기업들조차 해외에선 유독 매출이 신통치 않다. 일부 기업들은 '사장님'이 직접 발로 뛰며 사업 기회를 물색하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리는 곳은 드물다. 그야말로 업계 전체가 고군분투하는 형국이다.

국내 SW가 해외 시장에서 유독 고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지화 노력에도…길고 긴 싸움

지금까지 우리 기업들은 다양한 전략을 앞세워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려왔다. 핵심은 '현지화'였다.

이 때문에 일본, 중국, 미국 어느 곳이 됐든 대체로 궁합이 맞는 파트너를 찾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졌다. 역량 있는 파트너가 적절한 현지 정보를 제공해 주고 고객사와 가교 역할을 해주길 기대했다.

이때 파트너는 무조건 '큰 기업'이 아니라 '적합한 기업'을 선정해야 한다고 업계는 강조해 왔다. 취급품목이 많은 큰 기업에서는 오히려 자사 제품이 '원 오브 뎀(One of Them)'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한 것이다.

아예 현지 기업을 인수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는 결국 그 기업의 브랜드를 이용해 현지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어떤 기업은 통신사 등 대형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와 연계하는 '플랫폼' 전략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대부분의 기업들이 매출이 나기까지 짧게는 2~3년에서 길게는 10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린 것이 우리 SW 업계의 현주소다.

◆'성공사례' 목말라

SW업계에서는 이런 어려움을 겪는 원인 중 한 가지로 '성공사례(reference)' 부족을 꼽고 있다.

해외에선 무명 기업에 불과한 우리 기업이 SW를 팔기 위해선 고객에게 내밀 만한 검증된 사례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SW업계는 국내 공공기관이 그 역할을 해주길 바라왔다.

'우는 소리'처럼 들리지만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그러지 않고는 미국 기업이 거의 완전하게 장악하고 있는 SW 시장 진입은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제껏 국내 공공기관은 이런 업계의 바람과는 달리 움직였다. 오히려 정부가 예산절감 등의 이유로 직접 SW를 개발하고 산하기관에 무료로 배포해 민간기업에 피해를 입혔다.

2008년 안전행정부의 '온나라시스템' 무료 배포로 중소 SW 기업인 핸디소프트가 상장 폐지되며 크게 흔들린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나마 정부는 이런 일을 막기 위해 지난해 공공 SW 사업의 민간시장 침해여부를 사전에 검증하는 'SW 영향평가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여전히 공공기관은 국산보다 외산 SW를 선호하는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한다.

다른 SW 업체 대표는 "국내 SW 기업들은 공공기관이 첫 번째 사용 고객이 돼주길 원하지만 정작 공공기관들은 꺼리는 게 현실"이라며 "내수 기반이 약한 우리 기업들은 수출에 집중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마케팅의 늪'…SI 중심 산업구조도 원인

SW업계가 꼽는 또 한 가지 사정은 바로 취약한 '마케팅'이다.

영세한 SW 기업들은 개발 비용을 충당하기도 벅차 마케팅 투자 여력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SW는 '무형의 재화'인 만큼 마케팅 역시 기술개발(R&D)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일각에선 마케팅 역량 부족으로 제때 수요처를 찾지 못한 SW가 사장되는 경우도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좋은 제품을 만들고도 고객에 닿지 못해 사라지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SW 기업들은 제품을 못 만드는 것이 아니라 팔 줄을 모른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다른 관계자도 "제품과 기술만이 전부라 여기는 건 순진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패키지 SW가 아닌 시스템통합(SI) 중심 산업구조도 문제적 배경으로 지목됐다. 한 SW업체 대표는 "SW산업의 노동 집약적 구조는 SI 탓"이라며 "SI 중심의 SW는 인력과 노동이 필요하고 결국 수출력을 떨어트린다"고 말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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