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당초 총선 관리자로 등장했던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대선까지 당의 중심에 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종인 대표 자신을 비례대표 2번으로 선정하고, 공천의 정체성 격인 비례대표 1번을 박경미 홍익대 교수로 하는 비례대표 공천안에 당 중앙위원회가 제동을 걸면서 불거진 갈등에서 김 대표는 승리했다.
전날 당 중앙위원회는 김종인 대표는 비례대표 14번으로 이동하고 대신 비대위가 정한 7명을 당선 안정권 이내에 놓고 나머지 28명은 별도로 중앙위 순위 투표를 거치는 방식을 중재안으로 내놓았지만 김 대표는 이를 거부했다.
오히려 김 대표는 "사람을 그 따위로 대접하는 정당에서 일 해주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며 대표직 사퇴의 진을 쳤다.
결국 중앙위원회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몫으로 기호 1번을 받은 박경미 홍익대 교수, 6번 최운열 서강대 교수, 10번 김성수 당 대변인을 비례대표 후보로 하는 안을 박수로 의결했다. 이로써 김종인 대표는 비례대표 2번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비례대표 갈등은 총선을 앞두고 그간의 불만을 참아왔던 당의 주류의 반발로 읽혀졌다는 점에서 김 대표의 이번 승리는 의미가 적지 않다. 이번 승리로 김 대표는 당을 더욱 자신의 색깔로 변화하는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대표도 전날 자신의 광화문 개인 사무실에서 기자들에게 "총선 이후에 내가 던져버리고 나오면 이 당이 제대로 갈 것 같으냐"라며 "저 사람들이 중앙위에서 떠드는 식의 광경을 50년 전에도 봤는데 그래 가지고는 당이 될 수 없다"고 이같은 인식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내가 응급환자를 치료하는 의사같은 사람인데 환자가 병 낫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더이상 할 수가 없다"면서 "내가 이런 사태는 예측을 했다. 지금까지 오는 과정에서 잘 참고 견뎌주나 했는데 드디어 올 것이 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비례대표 공천 갈등에 결정했던 당무 중단을 해제하고 22일 오전 11시 비대위 회의에 참석해 비례대표 순번 확정 및 경선 결과 인준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비례대표 갈등에서 승리한 김 대표가 총선 이후에도 당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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