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근기자] 지상파 방송사들과 케이블TV 업계의 VOD 공급을 둘러싼 협상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양측의 줄다리기가 4월로 넘어갈 전망이다.
지역 유선방송 사업자(SO)에 대한 VOD 공급 여부와 실시간 방송 재송신료 인상에 대한 양측의 주장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상파 개별 SO 배제 요구 케이블TV '수용 불가'
양측은 일단 31일까지 지상파 3사 방송 콘텐츠 VOD 공급에 대한 협상을 진행한다. 지난 18일 당초 이날까지로 못박은 협상시한을 재차 연장한 결과다. 양측은 올해 들어 이미 4차례 협상시한을 연장하며 논의를 반복했다.
지상파 3사는 지난해 연말 VOD 공급 대가 인상과 지역 SO에 대한 VOD 공급 중단을 요구하며 신규 VOD 공급을 일방적으로 차단했다. 케이블TV는 올해 1월 지상파 3사의 협상 대표격인 MBC에 대해 광고송출 중단을 결의하며 맞불을 놨다.
당시 방송통신위원회의 중재로 지상파 3사는 VOD 공급을 재개했다. 케이블TV도 광고송출 중단 입장을 철회하면서 재협상에 돌입했다.
VOD 공급 대가와 관련해선 양측이 올해 지난해보다 15% 인상하는 선에서 의견이 일치된 상황이다. 그러나 지상파 3사가 10개 SO에 대해 VOD를 공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협상은 난항에 빠졌다.
이들 SO는 지상파 3사에 실시간 방송에 대한 재송신료를 줄 수 없다고 버티는 가운데 지상파 3사와 소송을 진행 중이다. CJ헬로비전, 씨앤앰, 티브로드, 씨앰비 등 대형 유선방송사업자(MSO)들이 지상파에 납부한 가입자 1인당 280원의 재송신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지상파 3사는 이들 SO의 납부 거부가 실시간 방송에 대한 저작권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케이블TV는 SO에 대한 VOD 공급 여부는 VOD 총판 격인 '케이블TV VOD(옛 홈초이스)'가 결정할 일로 지상파 3사의 소관 사항이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지상파 '각개격파' 전술에 케이블TV 고민
지상파 3사가 MSO 위주의 개별 협상을 요구하는 점도 이번 협상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씨앤앰이 단독으로 지상파 3사와 VOD 대가 및 재송신료 협상을 마무리한 가운데 다른 MSO들도 현재 케이블TV협회 중심의 단체 협상에서 개별 협상으로 협상 방식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재송신료 관련 지상파 3사에 불리한 법원 판결이 잇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서울고법은 지난 22일 지상파 3사가 씨앰비에 요구한 재송신료 인상안이 구체적 근거가 없어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지상파 3사는 지난해 씨앰비측에 재송신료를 400원으로 종전보다 40%가량 인상할 것을 요구했다.
지상파 3사는 다른 케이블TV 사업자들에 대해서도 40~50% 인상을 요구하는 입장이다. 지난 1월 법원은 가입자당 190원의 재송신료가 적정하다는 권고안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 MSO들이 납부 중인 금액보다 30%가량 낮은 액수다.
협상의 장기화는 케이블TV 업계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VOD와 재송신료 협상이 결렬될 경우 콘텐츠 공급에 큰 차질이 빚어지는 만큼 시청자들의 불만이 폭발할 수 있다. 일부 MSO는 지상파 3사와 개별 협상을 검토 중인 상황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블TV와 지상파 3사 모두 협상의 결렬을 바라지 않는 상황"이라며 "현재로선 최소한 시한 연장을 통해 논의를 계속 진행하자는 쪽으로 결론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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