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형기자] 가습기살균제 사망 피해가 4단계 환자에서도 신규 발생한 사실이 환경보건시민센터 조사에서 확인됨에 따라 정부의 피해자 파악 실태와 건강모니터링 체계가 불신을 낳았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정부의 1~2차 조사결과 발표 이후에 피해자 사망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추가 사망자 6명을 신규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현재 정부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도에 따라 관련성 확실(1단계), 관련성 높음(2단계), 관련성 낮음(3단계), 관련성 거의 없음(4단계)으로 나눠 관리하고 있다. 이번에 시민단체에 의해 드러난 사망자 6명 중 3명이 정부 조사에서 가습기살균제와 '관련성이 거의 없다'고 판명한 4단계 분류 피해자였다.
현재 1ㆍ2단계 인정자는 가해 기업에 대한 구상권을 전제로 정부가 의료비와 장례비를 지원하고 있다. 3단계 피해자는 건강모니터링 프로그램을 통해 1년에 한번 생사 여부와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있으나 4단계 피해자는 생존여부의 기본적 현황파악도 확인되지 않아 사망 사실조차 이번 민간 조사에서 드러난 것.
가습기살균제 피해 집계의 문제점에 대해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는 "환경부가 추가 사망자를 집계하지 못 하는 이유는 판정등급 4단계 피해자는 생사여부 조차 확인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유족이 사망 소식을 정부에 알리는 경우에도 4단계 피해자에 대한 대책이 전무하기 때문에 사망 여부 기록조차 하지 않는다"며, "피해자모임이나 환경보건시민센터로 4단계 피해자가 사망했다는 제보가 있는 경우에도 피해자 본인이 생존 시 신고했기 때문에 사망 후 전화번호가 변경되거나 가족이 이사해 확인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이대로라면 4단계 추가 사망 피해가 발생한다고 해도 집계가 안되는 상황이기에 현행 피해대책 단계를 손질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실제 환경보건시민센터 조사에서 3ㆍ4단계 피해자는 건강피해 없는 정상인으로 인식되지만 3단계 피해자 중 폐 이식 수술을 한 사례도 있었으며, 4단계에서도 3명의 추가 사망이 확인된 만큼 피해관리 대책이 수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가장 최근 사망자가 사용한 가습기 살균제인 '맑은나라 가습기살균제'의 경우 당초 정부 조사에서 피해 사실이 확인 안 된 새로운 가해 제품으로 밝혀져 당시 유통된 모든 가습기살균제 제품에 대한 전수조사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제대로된 피해자 치료와 피해 집계가 이뤄지면서 기 유통된 가습기살균제 제품에 대한 추가적인 전수조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환경보건시민센터 조사에서 추가 사망이 확인된 피해자가 사용한 가습기살균제 제품은 모두 4종류였다. 이중 옥시싹싹 4명(이중 옥시싹싹 한 종류만 사용 3명), 애경 가습기메이트 2명(이중 가습기메이트만 사용 1명), 이마트 가습기살균제(단독사용), 맑은나라 1명(다른 제품과 같이 사용)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정부가 공식조사를 걸쳐 폐손상 연관성을 인정한 수는 2014년 1차 조사에서 피해자 361명, 사망자 104명였으며 2015년 2차 조사에서 피해자 169명, 사망자는 36명이었다.
또 2013년 7월부터 2015년 4월까지 두 차례에 걸친 정부 조사에 참여한 피해자들이 사용한 가습기살균제 제품은 모두 14종이었다. 피해자가 많았던 제품은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애경 가습기메이트, 롯데마트 와이즐렉 가습기살균제, 홈플러스 가습기청정제, 세퓨 가습기살균제 순이다. 검찰은 이중 상위 사망자 유발 4개사 제품에 대해 우선 수사 의사를 4일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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