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근기자] 최성준(사진) 방송통신위원장이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와 케이블TV 업계의 VOD 공급을 둘러싼 분쟁에 대해 "아직까지 당사자간 협상이 중요하다"며 원론적 입장을 고수했다.
최 위원장은 7일 취임 2주년을 기념한 기자 간담회를 통해 "우리가 조정자의 역할로 가격을 제시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지 검토가 필요하다"며 이같은 입장을 전했다.
지상파 3사와 케이블TV는 지난해 연말부터 지상파 방송 VOD 콘텐츠 공급 여부를 두고 4차례 시한을 연장하며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상파 3사가 지역 케이블TV 10개 업체에 대한 VOD 공급을 거부하고 케이블TV 업계가 크게 반발하면서 장기간 표류하는 상황이다.
최근 지상파 3사가 재송신료 인상을 주요 의제로 제시하면서 협상은 더 복잡해진 양상이다. 10개 케이블TV 업체가 재송신료 납부를 거부하는 가운데 지상파 3사는 지난해부터 대형 케이블TV 사업자들이 납부하는 가입자당 280원의 재송신료를 400~435원까지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 위원장은 이같은 분쟁에 대해 "과거 유료방송이 처음 출범했을 때 지상파로선 나름대로 여러가지 형편이 좋아서 콘텐츠 대가에 대한 깊은 생각없이 콘텐츠를 제공했다"며 "광고를 포함한 경영환경이 악화되는 과정에서 콘텐츠 대가를 받기 시작하다 보니 양쪽 당사자의 생각 차가 상당히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갑자기 적정대가를 찾자고 하니 서로 결론을 내기 어려운 것"이라며 "최근 법원도 전문가의 감정이 여의치 않아 사정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법원은 지상파 방송사들이 씨앰비에 제기한 가입자당 월 400원의 인상안이 합리적 근거가 결여됐다고 판결했다. 지난 1월에는 지상파 3사와 재송신료를 두고 소송 중인 10개 케이블TV에 대해 가입자당 190원이 적정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최 위원장은 "이세돌과 바둑을 둔 알파고도 지상파 재송신 대가를 계산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지상파나 유료방송(케이블TV) 쪽에서 자신들이 주장하는 금액이 어떤 근거에서 산출돼 나오는 지 나름대로 치밀한 설명이 잘 안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부분에서 이해 관계자들의 입장이 복잡하게 얽힌 문제"라며 "방통위로선 전체적인 협상에서 절차나 가격산출에서 고려되는 구체적인 요소들을 우선 제시해서 당사자들 사이의 원만한 협상이 이뤄지도록 후원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