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새누리당이 총선 공약으로 '한국형 양적완화(QE, 중앙은행이 시중의 채권을 매입하는 형태로 돈을 시중에 푸는 것)'를 추진하기로 한 가운데, 11일 증권가에서는 한국형 QE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새누리당 강봉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선대위 출범 이후 첫 회의에서 기업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경기 부양을 위해 한국형 QE 정책을 시행할 방침을 발표하면서, 한국형 QE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새누리당은 공약 실행을 위해 한국은행법 개정안을 20대 국회에서 100일 이내에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한은법이 개정될 경우 한국은행은 산업은행, 한국주택금융공사로부터 산업금융채권과 주택담보대출증권(MBS)을 발행시장에서 직접 매입할 수 있게 된다. 현재까지 한국은행은 정부보증채권 인수만 가능했었다.
하나금융투자 이미선 애널리스트는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한국형 QE 실행의 목적은 기업의 '구조조정' 실행에 방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업재편을 전제로 '기업에 대한 산업은행의 대출을 늘리라'는 주문"이라고 풀이했다.
부실기업을 쳐내기보다는 시간을 좀 더 주면서 사업을 재편하도록 지원하겠다는 의미라는 판단이다.
◆한국형 QE 또는 그에 준하는 경기부양 가능성 커
증권사들은 한국형 QE나 그에 준하는 경기부양 정책이 실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NH투자증권 박종연 애널리스트는 "한국 경제의 하강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어 전방위적인 경기부양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꼭 양적완화가 아니더라도 어떠한 형태로든 한국은행이 적극적으로 경기부양에 나서기를 바라는 집권여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여겨지며, 총선 이후 정치권의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당이 강한 경기부양 의지를 드러낸 것이며, 한은 역시 어떠한 형태로든 힘을 보태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애널리스트도 "전 세계 경제의 저성장 압력과 일부 국가의 경우 디플레이션 리스크로 인해 선진국을 중심으로 양적완화 정책과 함께 마이너스 금리정책이 추진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한국형 양적완화 정책 실시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형 QE의 형태는 산업은행이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권을 발행하고 한은이 이를 직접 인수하는 방식이 실행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의 이 애널리스트는 "직접적 수혜 대상은 차환위험을 겪던 기업이 될 것"이라며 "산업은행이 발행대금으로 기업에 대한 대출을 늘릴 것을 요구받으면서 기업들의 조달비용이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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