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민심은 집권 여당에게 등을 돌렸다.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자체 마지노선이던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음은 물론 원내 제1당 지위까지 더불어민주당에 내줬다. 말 그대로 참패다.
당장 새누리당은 총선 참패 책임론에 휘말려 격랑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모양새다. 김무성 대표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당 대표직 사퇴를 공식 선언했다. 총선에 불출마했던 김태호 최고위원과 황진하 사무총장도 사의를 표명했다.
이인제·김을동 최고위원은 낙선했다. 서청원 최고위원을 제외하면 5명의 선출직 최고위원 가운데 4명이 사퇴하거나 낙선함에 따라 지도부가 와해된 것이나 다름없다. 새누리당은 금명간 최고위원회의를 소집,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 향후 당 체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비대위는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한 전당대회 시기와 방식 등을 논의하게 될 전망이다. 이르면 5월, 조기 전당대회가 열린 가능성이 있다.
이번 전당대회는 난파선 새누리호(號)의 명운을 가를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여권 내부의 권력투쟁이 정점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17년 대선을 총괄할 차기 당권. 친박계와 비박계 모두 놓칠 수 없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쟁점은 '총선 책임론'이 될 공산이 크다. 벌써부터 비박계 일각에서는 친박계가 주도한 공천 파동이 지지층 이탈을 불러왔고, 총선 참패로 이어졌다는 주장이 흘러나온다. 공천 과정에서 감정의 골이 상할 대로 상한 친박계와 비박계가 아예 갈라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차기 당권 주자로 친박계에서는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한 최경환 의원이 일찌감치 거론됐다. 다만 여권의 정치적 심장인 대구에서 4석이나 무소속·야당에 내준 점은 대구·경북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최 의원에게 타격이다.
비박계에서는 공천 파동의 중심에 섰던 유승민 의원이 복당할 경우 구심점으로 떠오를 공산이 크다. 당초 친박계는 유 의원 복당에 부정적이었으나 당이 총선에서 참패한 만큼 유 의원을 비롯한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 문제는 예상 외로 쉽게 해결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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