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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경] 4.13총선과 ICT 부흥 '이번엔 나아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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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뽀 호통'보다 ICT 한류 견인하는 국회를 기원하며

[편집인 레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4.13 총선이 마침내 막을 내렸다. 16년만에 찾아온 여소야대 정국을 두고 곳곳이 술렁거린다. 이변과 뒤집기, 심판과 자성, 희망과 새출발 등 선거를 둘러싼 각종 키워드들도 쏟아지며 20대 국회는 대한민국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 지 벌써부터 걱정반 기대반이다.

정보통신과학기술(ICT)업계도 20대 국회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많지 않은 숫자지만 이번 총선에서도 ICT 전문인력들이 국회에 입성하기 때문이다. 창조경제와 스타트업,SW혁신,알파고와 인공지능 등 무수한 이슈들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ICT 업계는 여전히 그림자지고 목마른 탓이기도 하다.

선거 전부터 여야는 정보통신과학 전문 인사들을 출마시키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었다. 새누리당은 송희경 전 KT 전무와 김성태 전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원장을 비례대표 1번과 8번으로, 국민의 당은 신용현 전 표준과학연구원장과 오세정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를 비례대표 1번과 2번으로, 더민주당은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와 문미옥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기획실장을 비례대표 1번과 7번으로 배치했다. 더민주당은 특히 삼성전자 상무 출신의 양향자 후보와 김병관 웹젠 의장을 영입하며 정보통신과학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총선이 끝나고 안랩 창업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더민주당의 김병관 웹젠 의장(더민주, 분당갑), 변재일 전 정통부 차관(더민주, 청주 청원)을 비롯, 송희경·김성태·신용현·오세정·박경미·문미옥 후보가 당선을 확정지었다. 반면 KT 임원 출신인 권은희 의원(무소속 대구 북구갑),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더민주, 광주 서구을), 주대준 전 KAIST 부총장(새누리, 광명을)은 국회 입성에 성공하지 못했다. 한글과컴퓨터 CEO 출신인 전하진 새누리당 의원은 당선에, 윤창번 전 하나로텔레콤 대표이자 미래창조과학 수석은 강남갑에서 공천부터 실패했다.

전체 국회 의석 중 5%에도 못 미치는 인력이지만 정보통신과학 업계는 당선자들이 나름의 전문성을 갖췄다는 점에서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게임업계는 김병관 당선자가 게임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한다는 점을 들어 환영의 박수를 아끼지 않고 있다. 적어도 '게임을 아는 사람'이라며 그것만으로도 '숨통이 트인다'는 반응이다.

경제, 산업, 금융, 노동 등 모든 분야가 그렇겠지만 정보통신과학 업계는 새롭게 국회가 구성될 때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당선자들의 전문성에 주목해 왔다. 누가 당선이 된다 해도 '원하는 바'를 다 들어줄 리는 없지만 적어도 '어느 정도는 아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희망을 표출해 왔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정말이지 '아무 것도 모르는 의원님'들의 '무대뽀 호통'에 지치고 또 지쳤기 때문이다.

국내 모 통신업체의 한 임원은 "이슈는 따로 있는데 회의 내내 엉뚱한 호통만 듣다 나왔다"며 "국회의원들이 뭘 좀 알고 물어보고, 알고 질책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한다. "A 이슈를 얘기하는데 이리저리 질문이 쏟아지더니 결국 결론은 '통신비 인하대책을 내놓으라'는 것으로 끝났다"며 "합리적 토론과 현실적 해법 모색은 기대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기업인들은 "아무리 소통이 힘들어도 절대 공론화는 안된다"며 손사래친다. '그분들'의 심기를 잘못 건드렸다가는 후폭풍이 더 두렵다는 이유에서다. 소위 '잘 모르고' "그건 아니라"며 소신 발언을 한 정보과학인은 국회에서의 기억이 거의 트라우마가 됐다고 항변한 사례도 있다. 일각에서는 연일 규제 입법을 내놓는 국회를 두고 "아예 관심을 안 가지면 좋겠다"는 회의론이 제기되며 "국민의 대표가 오히려 짐스럽다"는 비판을 표출하기도 한다.

무대뽀 호통을 넘어 국내 정보통신과학 업계는 당정의 무관심과 무지 덕에 힘겨운 시간을 겪어야 했다. ICT의 콘트롤타워라 했던 정보통신부만 해도 존망의 역사를 거쳐 현재의 미래창조과학부로 간신히 살아나지 않았던가. 무수한 ICT입법들도 오랜 계류 기간을 거쳐 일부만 통과됐고 많은 법들은 유야무야됐다.

기업인들의 고충과 별개로 국가적, 산업적 측면에서도 ICT에 대한 국회의 관심과 전문성은 필수적이다. 한국정보방송통신대연합(ICT대연합)은 ICT 부문의 경제성장 기여율이 38%에 달하는 등 우리나라의 경제에서 ICT가 차지하는 역할과 비중을 고려할 때 다수의 전문인사들이 국회에 진출해야 한다고 역설해 왔다.

물론 과거의 국회나 정부가 모든 걸 잘못했다는 얘기만은 아니다. 합리적이고 유능하며 칭송을 받는 사람들과 정책들도 꼽아보면 많다. 하지만 한때 "IT는 정보기술(Information & Technology)의 약자가 아니라 '이젠(I..) 틀렸다(T..)'의 약자"라는 자조섞인 농담이 유행했던 것이나 이공계 기피현상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것은 국회와 정부의 무관심과 잘못된 방향 설정이 빚어낸 결과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알파고의 쇼크를 기억하는 대한민국은 요즘 스마트 통신과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ICT 전문 용어들과 친숙해지고 있다. 미래의 스티브 잡스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늘어나 ICT 한류를 부흥시켜주면 좋겠다는 기대감도 높다. 이 모든 것이 국회의 관심과 전문성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모르는 이가 과연 누구인가. 지금까지의 성공과 실패를 발판 삼아 20대 국회는 보다 스마트해지고 이전보다 나아지기를 바라고 또 소망한다. 오늘도 연구실에서, 현장에서 코딩과 씨름하고 주파수와 벗하는 이들의 바람도 이와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김윤경 아이뉴스24 편집인 겸 부사장 y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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