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4.13 총선에서 참패한 새누리당이 일주일 째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총선 직후인 지난 14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김무성 대표가 사퇴, 지도부가 사실상 와해된 뒤 20일 현재까지 매일 아침 열리던 지도부 회의 등 공식 일정이 전무한 상태가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현상일 뿐이다. 당 내부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차기 당권, 무소속 당선인 복당 등을 놓고 친박계와 비박계 간 신경전이 격화되면서 혼란이 연일 가중되고 있다.
'원유철 비대위'를 둘러싼 비박계의 반발은 원유철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일단 수그러드는 모양새다.
당초 친박계는 새 원내대표가 선출될 다음 달 초까지 원 원내대표가 '관리형 비대위원장'을 맡을 수 있다는 입장이었지지만, 비박계는 즉각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김성태 의원은 20일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서 "그런 (원 원내대표가 관리를 맡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 수 있지만 그 자체가 이 엄중한 상황에 엄중한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수평적 당청관계를 포기하고 일방통행식 지도체제가 좋다고 외쳐댔던 사람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 대표가 최고위원들과 함께 총선의 모든 책임을 지도부가 진다고 하면서 사퇴한 것인데 원내대표는 지도부가 아니냐"라며 원 원내대표가 즉시 사퇴하고 빠른 시일 내에 당선인 총회를 열어 새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비박계 중심 초·재선 의원들은 원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직 퇴진을 촉구하는 연판장을 돌리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결국 원 원내대표는 다음 달 초 원내대표 선출 후 전국위원회를 열어 신임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에 추대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자신은 이러한 절차를 관리할 대표 권한대행으로만 남겠다는 이야기다.
유승민, 윤상현 의원 등 공천 배제 탈당파 복당 문제와 관련해서도 친박계는 "지금 당장 복당했을 때 국민들이 냉혹하게 볼 것"(정우택 의원)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비박계는 긍정적이다.
새 원내대표가 이끄는 비대위가 자리를 잡고 무소속 당선인 복당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새누리당은 전당대회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차기 지도부가 내년 대선을 관리하게 된다는 점에서 당권을 둘러싼 극심한 갈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당 안팎에서는 이미 당 대표 도전 의사를 밝힌 이정현 의원을 비롯해 이주영, 정병국, 나경원 의원 등이 자신의 의지와 관계 없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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