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훈, 이영웅기자] "특정 판사가 어떤 판결을 내릴 지에 대해서 예측이 가능한 서비스를 만들려고 합니다. 데이터 CEO로서의 꿈이기도 합니다."
팀 황 피스컬노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5일 역삼동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서 열린 '한국형 법률 스타트업의 미래' 좌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발언했다.
황 CEO는 "매일 수많은 고객들이 (판례) 결과를 어떻게 예측하는지 물어본다"며 "데이터 범위가 너무 방대해서 이런정보를 추출하는게 어렵다고 생각할수 있지만 개별 판사 정보를 추출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개별 판사의 프로파일 추출은 많은 법조인들에게는 어려운 일일 수 있지만 그것이 로펌 파트너들에게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황 CEO는 덧붙였다.
피스컬노트는 미국 의회와 정부 데이터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시킨 세계 최초의 기업으로 입법정보를 분석하는 '프로퍼시' 서비스와 규제정보를 분석하는 '소나'를 서비스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설립된 피스컬노트는 2014년 CNN이 선정한 '세상을 바꿀 10대 스타트업'에 선정됐으며 제2의 빌게이츠로 불리는 팀 황 CEO는 올해 포브스가 선정한 '30대 이하 30인 창업가'에 이름을 올렸다.
피스컬노트를 통해 연방정부와 미국 내 50개주의 법안과 규제는 물론 모든 상하원 의원들의 영향력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으며 피스컬노트에서 파악한 상임위원회 및 본회의에서 상정된 입법안의 통과 예측 정확도는 94%에 달한다.
현재 대형 로펌인 스케이든을 포함해 보험사 에트나, 항공사 사우스웨스트 항공, 대형 약국 체인점 월그린 등 각 산업별 글로벌 기업들이 피스컬노트의 서비스를 이용중이다.
야후 창업자인 제리양, 댈러스 메버릭 구단주이자 샤크탱크 프로그램 진행자인 마크큐번,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업체인 렌렌 등으로부터 총 3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금융과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에 이르는 고객을 보유, 세계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국내 정치인들땜에 한때 비관적"
피스컬노트는 지난해 9월 선거 후보 정보를 수집해 유권자들에게 제공하는 스마트폰 앱 '우리동네 후보'를 개발했던 국내 정치 스타트업 스테이영을 인수했다.
당시 강윤모 스테이영 대표는 현재 피스컬노트코리아 지사장이기도 하다. 지난 3월에는 피스컬노트가 한국 진출을 본격화했다.
강윤모 지사장은 "한국 정치인들은 미국처럼 움직이지 않기에 처음 피스컬노트 프로덕트를 듣고 국내에서는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 생각했다"며 "소신있는 의원도 적고 초선 의원이 많이 생길 뿐더러 당도 자꾸 바뀌는 등 (한국 정치인들은) 계속 뭐가 바뀌지 않나"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공인은 개인정보보호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지만, 우리는 공인의 개인정보 역시 보호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더욱이 국내 현행법에는 민간이 국회와 법원, 헌법재판소 및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공공데이터에 대해 자료 제출을 요청할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는 미국과는 달리 법률 스타트업에 대한 실질적인 수요가 적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있다.
하지만 강 지시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수요 역시 분명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팀 황 CEO는 이에 대해 "법과 규제가 생길 경우 관련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상당하며 이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서비스 수요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수요에 대해서는 비즈니스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한국 법률과 정보에 대한 국제적 수요가 있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적인 예로 제약회사 프로세스를 꼽았다. 의약품 해외 수출시 중국, 아르헨티나, 미국 등으로 약품 이동시 제약 회사 법무팀은 모든 지역 법률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
팀 황 CEO는 불법 논란으로 많은 혼란을 야기했던 우버의 서비스를 가리키며 "중요 정보를 검색, 수집하는 것과 여러가지 토픽을 분류, 예측하고 자동 번역을 통해 많은 나라의 변호사들이 이같은 정보에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여러 국가의 법령 정보를 예측하고 법률 정보를 비즈니스와 연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보수집을 넘어 다른 사업과의 연계까지 이뤄져야
팀 황 CEO는 는 정보수집이 플랫폼의 구축을 위해 필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 기술을 통해 데이터를 추출하고 다양한 데이터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라며 "알고리즘은 기본적으로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피스컬노트 역시 미국에서 데이터를 추출하고자 엔지니어 등을 동원했고 시스템을 통해 정기적으로 정보를 추출하는 시스템을 구조화했다"며 "사용자들도 자신이 창출한 콘텐츠를 올려 서로 정보를 교환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정보를 비즈니스와 연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알고리즘 형태의 플랫폼을 구축해도 비즈니스와 연계가 되지 않으면 사업성이 없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검색을 통해 주제를 분류하고 정보를 가공해내는 알고리즘의 역할을 넘어 우버나 제약회사 등 다른 비즈니스와 연계하는 노력을 적극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팀 황 CEO는 "과거 60~70년대 때는 미국의 경제 미디어 블룸버그(Bloomburg) 등 정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돈을 내야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네이버와 야후 등 어느 회사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판례와 입법정보, 규제정보 모두가 하나의 무료 상품으로 연결되고 시대적인 흐름에 따라 법률 플랫폼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역설했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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