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무대에 오른 세 명의 연사가 만담을 연상케 하는 대화를 나눈다. 자칫 딱딱할 수 있는 게임 관련 법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내자 장내에선 웃음꽃이 번진다. 넥슨개발자콘퍼런스(NDC)의 인기 세션, '게임 관련 법령 리뷰' 의 풍경이다. 이 세션은 올해까지 6년 연속 열릴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게임 관련 법령 리뷰의 주역 중 한 사람인 넥슨 이원 전문연구원은 남다른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NDC에서 단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세션을 맡아온 최다 발표자라는 점이다.
현재 넥슨의 신규 개발 프로젝트인 'A1' 게임 라이터로 활약 중인 그는 NDC가 처음 열린 2007년부터 올해에 이르기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NDC에서 목소리를 내 왔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NDC의 발전사를 지켜본 산증인인 셈이다.
그는 "NDC는 게임 개발자들의 한계를 넓혀주고 새로운 동력을 제공해주는 의미 있는 자리"라며 "발표자들은 물론 자원봉사자, 사무국 관계자 등 정말로 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넥슨의 핵심 개발조직인 데브캣스튜디오 김동건 본부장과 왓스튜디오 이은석 디렉터와 함께 1994년 PC 게임 '불기둥 크레센츠'의 스토리를 만든 개발자다. 2001년 넥슨에 입사한 그는 온라인 게임 '마비노기' 프로젝트에 합류하며 게임 스토리 기획과 각종 문서 등을 전담해 맡았다.
당시 그는 '마비노기 결산 보고서'를 처음으로 만들었다. 서너 명밖에 되지 않던 조직이 100명 가까이 커지면서 발생한 각종 문제와 결정, 그에 따른 피드백을 옮긴 방대한 기록이었다. 신입 2년차였던 이 연구원이 만든 보고서는 게임 흥행을 위한 각종 운영 방침 등과 노하우 등이 기록돼 체계적인 게임 개발을 위해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
때마침 넥슨에서는 사내 개발자를 대상으로 지식을 공유하는 행사, NDC가 막 생겨나고 있었다. 김동건 본부장의 지시로 2007년 첫 NDC에 참석한 이 연구원은 마비노기 결산 보고서를 만들며 축적한 경험과 잇점 등을 내부 동료들에게 공유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이후에도 계속 NDC에 연사로 참여한 그는 크레센츠, 마비노기 등의 스토리를 만들었던 경험을 주로 공유했다.
얼핏 법과는 무관해 보이는 이 연구원이 게임법령 리뷰 세션을 진행하게 된 배경도 흥미롭다. 데브캣스튜디오의 대외 업무까지 맡고 있던 그는 당시 게임업계의 첨예한 이슈 중 하나였던 저작권법에 관심을 두고 이홍우 법무실장, 김관중 IP팀장과 함께 관련 세션을 준비하게 된다.
복잡하고 어려운 법 특성상 다소 딱딱하게 세션이 진행될까 우려한 이들은 법에 문외한인 개발자가 운을 띄우면 법률 전문가가 나서 이를 바로잡는 형태의 세션을 기획하고 이는 큰 흥행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 연구원은 "게임 사업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법은 제대로 알기 쉽지 않아 정확한 사실 관계를 알려주면 좋겠다고 봤다"며 "준비하는 과정이 즐거웠고 어느새 6년이나 이어가 보람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NDC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온 이 연구원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NDC와 함께 한다는 뜻을 밝혔다. 세션을 챙기는 발표자로서도, 다른 이가 공들여 준비한 세션을 청해듣는 참석자로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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