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이 비용 절감 수단을 넘어 '혁신의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지난 몇 년간 IT의 주류로 빠르게 자리잡았다. 저렴한 비용에 컴퓨팅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이유가 컸다. 스타트업이 클라우드 컴퓨팅의 단골 손님이 된 건 당연했다.
이제는 이런 단계를 지나 클라우드 컴퓨팅이 혁신의 동력으로 작용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IBM의 인공지능 플랫폼 '왓슨'이 대표적인 사례다. 왓슨은 사람의 말(자연어)을 이해하고 추론을 통해 가설을 생성, 검증하는 기술이다. 또 지속적으로 학습해 전문지식을 발전시킨다. 정해진 주제에 맞는 답을 키워드로 찾아주는 제한적인 검색방식이 아니다.
IBM은 클라우드를 통해 왓슨을 제공한다. 32개의 왓슨 API를 외부에 제공해 기업들이 쉽게 왓슨 기술을 쓸 수 있게 하고 있다. 클라우드 덕분에 큰 기업뿐만 아니라 이미 많은 스타트업들이 왓슨을 활용하고 있다는 게 IBM 측 설명이다.
이중 번역과 관련된 API는 질의응답 뿐 아니라 대화가 가능한 수준의 번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IBM 아시아태평양 지역 왓슨 담당 제이슨 레오널드 전무는 "텍스트를 읽고 저자의 기분을 파악할 수 있다"며 "소셜 미디어 피드백, 콜센터에 적용해 전화한 사람의 기분을 파악하는데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왓슨 활용사례는 계속 늘고 있다. IBM의 고객사인 한 유통업체는 공급망(SCM) 관리에 왓슨 기술을 적용해 50% 이상 효율성을 높였다. 암 전문의가 부족한 태국의 한 병원은 암에 대한 뛰어난 전문성을 가진 병원에서 트레이닝을 받은 왓슨이 환자 상황에 맞는 최적의 치료법을 찾게 도와준다.
IBM 아시아태평양 지역 클라우드 부문 아쉬시 쿠마르 부사장은 "클라우드는 다양한 기술과 역량의 원동력"이라며 "이제는 클라우드 2.0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표현했다.
이어 "비용 절감이 '클라우드 1.0 시대'의 동력이었다면 혁신이 '클라우드 2.0 시대'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IBM은 왓슨이 IBM 클라우드에서만 제공된다는 점을 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위한 무기로 삼고 있다.
IBM뿐만 아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은 클라우드를 통해 '머신러닝(Machine Learning·기계학습)'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어떤 기업이든 머신러닝 기술 개발에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원한다면 클라우드를 통해 쉽게 머신러닝 기술을 쓸 수 있는 셈이다.
머신러닝은 인공지능의 한 분야로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이다. 바둑기사의 기보를 학습해 이세돌 9단과 대결을 벌인 '알파고'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독일 엘리베이터 공급업체인 티센크루프는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로 머신러닝 서비스를 사용해 엘리베이터가 고장나기 전에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도 했다.
머신러닝의 성패는 데이터의 양에 달렸다. 이 때문에 검색엔진 분야에 강점을 가진 구글이나 MS, 방대한 전자상거래 정보를 축적한 아마존이 유리한 형국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을 하기 위한 기본 베이스"라며 "클라우드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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