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 이민정 기자] 새누리당이 17일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잇달아 열고 비상대책위원회·혁신위원회 구성 안을 의결할 예정이었으나 불발됐다.
친박계가 비박계 중심의 비대위 인선과 혁신위원장 선임에 반발, 회의를 보이콧 한 데 따른 것이다.
당초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1시 20분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혁신위원장에 김용태 의원을 선임하는 내용 등이 담긴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한 뒤 2시 전국위원회를 열어 비대위·혁신위 인선을 최종 추인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상임전국위원회가 의결정족수(재적 52명의 과반 이상)를 채우지 못해 불발됐다. 비대위원 및 혁신위원장 인선에 반대하는 친박계가 다수 불참한 것이다.
2시 20분께 회의장을 나온 정두언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건 정당이 아니라 패거리 집단이다. 동네 양아치들도 이런 식으로는 안 할 것"이라며 "정당 역사상 이렇게 명분 없이 말도 안 되는 행태를 보이는 것은 처음"이라고 친박계를 정면 비판했다.
정 의원은 친박계가 의도적으로 회의를 무산시킨 것이냐는 질문엔 "그렇게 뻔한 것 물어보지 말라"고 답했다.
정 의원에 이어 이날 비대위원장으로 공식 추대될 예정이었던 정진석 원내대표도 회의장을 떠났다. 정 원내대표는 전국위원회도 열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홍문표 사무총장 직무대행은 "성원이 되지 않아 회의를 하지 못하는 참담한 현실을 어떤 말로도 할 수가 없다"며 "전국위원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상임전국위·전국위가 무산됨에 따라 비대위·혁신위 출범도 물 건너 갈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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