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지난 17일 새누리당은 친박계와 비박계로 쪼개졌다. 20대 총선 참패 후폭풍을 수습할 비상대책위원회·혁신위원회 구성이 전국위원회·상임전국위원회 파행으로 무산되면서다. '정신적 분당' 상태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비대위원, 혁신위원장 인선을 주도한 정진석 원내대표는 친박계의 사퇴 압력에 취임 2주 만에 위기에 내몰렸지만 중진의원들이 그에게 다시 한 번 칼자루를 쥐어줬다. 사태 해결의 공을 넘겨받은 그는 거듭 장고에 돌입했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고(故) 김재순 전 국회의장 영결식에 참석한 후 지역구인 공주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3일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7주기 추모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22일 현재까지 결정된 것은 기존의 비대위·혁신위 투 트랙 대신 '혁신 비대위' 원 트랙 방침으로 선회한다는 것뿐이다.
핵심 쟁점은 비대위원장을 누가 맡느냐다. 정 원내대표와 중진의원들은 비대위원장을 정 원내표가 겸할지, 정 원내대표가 아닌 내부 인사가 맡을지, 외부에서 영입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파격 쇄신'에 미온적인 친박계는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나 강재섭 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대표를 미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관리형 비대위'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비박계에선 여전히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거론하지만 김 전 의장은 거부 의사를 일찌감치 밝힌 바 있다.
정 원내대표는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지도부 공백 사태를 하루빨리 해소하고자 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아 보인다. 당초 중진의원들에게 25일 당선자·당협위원장 총회 개최 의사를 밝혔지만 이마저도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내분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편 정 원내대표는 김 전 의장 영결식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어떤 경우에도 쇄신과 혁신의 과제를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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