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3D 낸드 시장에서 삼성전자 주도의 치킨게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2D낸드에 비해 3D 낸드 원가가 우위에 올라설 내년 하반기 이후가 유력할 것이란 전망이다.
치킨게임이란, 두 대의 차가 마주 보고 돌진하다가 먼저 피하는 쪽(치킨=겁쟁이)이 패배하는 게임이다. 메모리 반도체업계에서는 기업들이 적자를 감수하며 생산을 지속하다가 적자를 견디지 못한 기업들이 더이상의 경쟁을 포기하는 경우를 지칭한다.
23일 교보증권의 최도연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그동안 D램 및 낸드 시장에서 고성장 수요가 나타나고 기술 격차가 확대되는 구간에서 공격적으로 설비투자를 확대해 의도적으로 메모리 가격을 훼손시키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런 경우, 후발업체 퇴출 또는 삼성전자 시장점유율 확대로 연결됐는데, 삼성전자는 단기적으로는 일시적인 이익 감소를 감수해야 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메모리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더욱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최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현재 3D 낸드 관련해 삼성전자가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투자에 들어갔으며, 이어 도시바,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 후발업체들이 투자를 준비 중이다. 또 인텔 및 XMC 등이 낸드 시장에 3D 낸드 기술로 신규 진입할 전망이다.
최 애널리스트는 "향후 3D 낸드 기술은 낸드 시장에 주력 기술로 자리잡을 것이 확실해 보이며, 향후 3D 낸드 투자가 수년 간 전 세계 반도체 설비투자(CAPEX)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향후 낸드 시장은 공급 업체 증가와 3D 낸드라는 신기술 침투로 공급 측면에서 격변의 시기를 경험할 것으로 관측했다. 과거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CAPEX 전략을 분석해보면, 삼성전자가 2D 낸드에 비해 3D 낸드의 원가가 우위에 올라서는 내년 하반기 이후 공격적인 증설로 시장점유율 상승 전략을 노릴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후 3D 낸드 기술이 하위권으로 떨어질 업체들은 치킨 게임의 타깃이 되어 만성적인 적자 구조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장하는 3D 낸드가 2D 낸드 밀어내는 시기…치킨게임 적기
최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2013년 하반기부터 중국 시안 공장에 3D 낸드 투자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데, 향후 투자 규모가 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 투자 확대 분위기를 체감할 수 있는 시기는 내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 삼성전자가 양산 라인에 적용할 64단 3D 낸드가 2D낸드 14nm 원가를 역전할 것으로 추정되고, 내년 하반기경 80단 3D 낸드 공정 기술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중국 시안 공장에 이어 향후 대규모 3D 낸드 투자가 진행될 라인은 경기도 평택이 될 것으로 봤다.
최 애널리스트는 3D 낸드 원가가 2D 낸드를 역전하는 시기부터는 삼성전자가 2D 낸드 공정을 3D 낸드 공정으로 변경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에 따라 "3D 낸드 원가가 높은 구간에서 프리미엄 제품군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에만 대응해 왔던 삼성전자가 내년부터는 모바일 낸드 등 메인스트림 시장에도 3D 낸드 제품을 본격 침투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하반기에 삼성전자가 모바일 제품 고객사에 3D 낸드 시제품을 인증 받았다는 뉴스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이와 함께 삼성전자에 이어 도시바, 마이크론, SK하이닉스, 인텔, XMC 등 후발업체들도 올해 하반기부터 3D 낸드 투자를 개시할 전망이나, 시장 침투 속도는 다소 느릴 수 있다고 봤다.
낸드 시장 1위인 삼성전자는 컨트롤러 등 설계 기술 우위로 2D 낸드에 비해 원가가 높은 상황에서 성능을 부각시키며 SSD 등 프리미엄 시장에 3D 낸드를 침투시킬 수 있었던 반면, 프리미엄 시장 내 시장점유율이 낮은 후발업체들은 메인스트림 낸드 시장에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2D 낸드를 능가하는 원가 확보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게 최 애널리스트의 판단이다.
즉, 내년 2D 낸드 주력 공정 기술이 14nm일 전망이어서 64단 공정 기술이 확보되는 시점에서야 대규모 투자가 집행될 것이란 의견이다.
한편, 최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3D 낸드 시장의 투자 흐름으로 볼 때 3D 낸드 투자 수혜주를 찾아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3D 낸드 투자 관련기업으로는 원익IPS, 원익머트리얼즈, 원익QnC, 한솔테크닉스 등의 원익 및 한솔 그룹 업체들이 대표적이며, 테스, 케이씨텍, 피에스케이 등의 장비업체들이 삼성전자에 3D낸드 관련 장비 공급 노출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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