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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19대, 20대 국회에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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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국회 결산]④ 변화 기대 모았지만, 시작부터 충돌

[채송무기자] 20대 국회가 오는 30일부터 4년 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국회는 현재 새로 들어오는 20대 국회의원들이 역할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20대 국회는 총선 민심이 협치와 변화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최악의 국회'로 꼽히는 19대 국회에서도 이는 마찬가지였다.

'안철수 현상' 등으로 기존 정치 변화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에서 19대 국회에서는 상당수의 초선들이 등장했고,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에서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받아들이는 등 변화를 보여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소통에 소홀했던 여당과 극한 투쟁을 선택한 야당 사이에서 정치권은 변화에 실패했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부터 극한 갈등이 이어졌고, 뒤를 이어 세월호 참사, 성완종 게이트, 국회법 갈등 등 국정을 뒤흔든 거대 이슈들이 이어졌다. 이 때마다 여야는 극한 갈등을 벌여 국민의 실망을 불렀다.

30일부터 시작되는 20대 국회가 19대 국회와는 달리 민심에 부응하는 성과를 내는 국회가 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9대 시작부터 갈등, 국정원 대선개입-정상회담 대화록 파동

19대 국회 시작 이후 곧바로 이어진 대선 정국에서 일어난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은 이후 4년 간 이어진 극한 갈등의 서막을 알리는 것이었다.

대선을 8일 앞둔 2012년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국가정보원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된 논란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 후에도 상당히 오랫동안 정국의 중심이 됐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사건에 대한 수사를 축소 은폐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야당은 국정조사를 특별검사제도 추진을 요구하며 정부와 여당을 압박했다. 일부 야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대선 불복' 이야기도 나왔고, 민주통합당이 장외투쟁에 돌입하면서 국정이 상당 기간 마비됐다.

뒤를 이어 터진 불거진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파문도 컸다.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이 대선 전인 2012년 10월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서해북방한계선)을 포기하는 발언을 했다고 해 논란이 커졌다.

국가정보원이 2013년 6월 24일 남북정상회담의 회의록 전문의 보안 등급을 낮추고 공개해 논란이 됐다. 정상 간의 회담이 정보기관에 의해 공개되는 상황에 대해 야당은 맹비난하면서 여야의 갈등은 극대화됐다.

◆아직도 계속된 세월호 문제, 19대 끝까지 답 못했다

국정원 대선 개입과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의 후폭풍에서 간신히 빠져나온 국회는 2014년, 세월호 참사라는 대형 이슈에 빠진다.

꽃다운 아이들을 포함한 304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세월호 사건에서 보여진 우리 사회의 문제에 대해 유가족과 야권이 진상규명을 요구했지만, 정치권은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다. 이 와중에서 국회의 갈등은 극대화됐다.

유가족들의 외침은 처참했다. '유민 아빠' 김영오 씨가 목숨을 건 46일 째의 단식을 하면서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고, 이후 세월호 국정조사를 열었지만 여야의 공방만 오갔을 뿐 제대로 된 진상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어렵게 구성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에서도 정부의 진상조사 방해설이 끊이지 않았고, 이는 여야의 갈등으로 이어졌다. 19대 국회는 마지막까지 세월호 조사특위 연장을 위한 특별법 처리에 실패하면서 끝까지 세월호를 버렸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2015년 강타한 성완종 게이트, 與 핵심 도덕성 치명상

2015년 정가를 강타한 성완종 게이트는 여권의 잠재적 대선주자급 인사들을 모두 휩쓸어갔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신이 돈을 줬다는 여권 핵심 인사 8명의 이름이 든 쪽지를 주머니에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당시 메모에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10만 달러,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7억 원, 유정복 인천시장 3억 원,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 2억 원, 홍준표 경남도지사 1억원, 부산시장 3억 원이라고 적혀 있었고,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완구 전 국무총리는 금액 없이 이름만 기재됐다.

여기서 실제로 이완구 전 총리와 홍준표 전 지사가 성 전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기소돼 파문이 커졌다. 핵심 여권 인사들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안긴 사건으로 여야간 논란이 됐다.

◆국회법과 유승민 퇴진-靑 우위 여권 모습 상징

국회법 개정안과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퇴진 사건은 여권의 청와대 우위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줬다.

수평적 당청관계를 내세우며 여권의 원내대표로 당선된 유승민 의원이 공무원연금개혁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의 통제권한을 강화하는 국회법 개정안 처리에 합의하자 청와대가 '배신의 정치'로 낙인 찍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에 거부권을 행사했고, 뒤이어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 달라"고 말했다. 친박계는 즉각 유 의원 책임론을 통해 원내대표 직에서 불명예 퇴진했다. 이는 4.13 총선까지 이어졌다.

유 의원은 4.13 총선에서 끝내 새누리당 공천장을 받지 못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 등 친박계는 그 이유를 '당과 노선을 달리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탈당 후 무소속 으로 출마해 당선됐지만, 여전히 당의 주류가 된 친박계로부터 복당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계속된 이념 갈등, 통진당 해산-교과서 국정화-테러방지법까지

19대 국회에서는 이념적 극한 대결이 일어나는 사안도 계속됐다. 2013년에는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 발생해 통합진보당 해산으로 연결됐다. 이 전 의원 등 130여명이 이른바 RO(Revolution Ormanization)라는 지하조직을 만들어 국가기간 시설 파괴를 모의하고 인명 살상 방안을 협의했다는 혐의였다.

헌정 사상 최초로 진행된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2014년 12월 19일 해산을 결정했고, 소속 의원인 김미희·이석기·김재연·오병윤·이상규 의원은 국회의원 직위도 상실했다.

정부가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겠다고 해 이념 논쟁이 거세게 일었다. 박근혜 대통령부터 "현 역사교과서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인하고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을 부끄럽게 여기게끔 기술돼 있다"고 강력한 의지를 밝혔지만, 야당은 이를 강하게 반대해 32만명에 달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서명까지 받았다.

그러나 정부는 11월 3일 정부 확정고시를 발표하면서 국정화를 밀어붙였고, 야권 성향이 주를 이루고 있는 시도교육청은 대안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반발해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19대 국회는 마지막까지 이념 갈등을 벌였다. 정부가 테러방지법 처리를 시도하고, 정의화 국회의장이 이에 대한 직권상정에 나서자 야당이 47년 만의 필리버스터에 들어간 것이다.

첫 발언자인 더민주 김광진 의원이 5시간 32분의 연설로 1964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세운 기록 5시간 19분을 넘은 것에 이어 같은 당 은수미 의원이 10시간 18분 간 발언해 1969년 신민당 박한상 의원의 발언 신기록인 10시간 15분을 넘어 화제가 됐다.

이종걸 전 원내대표까지 더민주와 국민의당, 정의당의 39명의 의원들이 총 192시간 25분에 걸친 발언을 이어가면서 화제를 낳았다. 테러방지법은 3월 2일 재석의원 157명에 찬성 156명, 반대 1명으로 의결됐지만, 갈등은 계속됐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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