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아프리카 3개국 순방 마지막 국가인 케냐 우후루 케냐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공통의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과 케냐타 대통령은 현지 시각 31일 케냐 대통령궁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관계 발전 방향과 경제 협력 방안, 북한 핵 문제와 안보 협력 방안 등에 논의했다.
케냐타 대통령은 "케냐와 한국이 직면하고 있는 위협의 성격이 다르기는 하지만 이러한 위협이 사회경제적 안정을 저해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면서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응 관련 한국의 입장을 지지하며 이에 대한 케냐 측의 지속적인 지원을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케냐타 대통령은 "케냐로서는 금년 1월 북한의 핵실험 및 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며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이러한 도발행위를 규탄(condemn)하며 이러한 행동을 중단할 것을 북측에 촉구(urge)한다"고 설명했다.
케냐는 안보리 결의 2270호의 충실한 이행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며, 앞으로도 이에 따라 대응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케냐 정부가 북핵문제 관련 우리 입장을 지지해 준 데 대해 사의를 표명하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국제적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데 있어 현 시점에서 무엇보다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모처럼 국제사회가 이를 위해 단합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보리 결의의 효율적 이행을 위한 케냐 측의 지속적 협조를 기대한다"고 요청했다.
앞선 에티오피아와 우간다에서도 북핵 저지 공조 약속과 북한과의 안보·군사·경찰 분야 협력 중단 선언을 이끌어낸 만큼 아프리카에서의 북한 고립이 심화됐다.
◆케냐에 한국형 산업단지 조성 합의, 美·EU 수출 거점 확보
박근혜 대통령은 케냐의 중장기 경제 발전 계획인 '비전 2030' 이행에 한국과 한국기업이 참여하도록 하는 경제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과 케냐타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건은 20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무엇보다 양국 산업부가 무역투자 및 산업단지 개발 협력 MOU를 통해 케냐에 우리 기업과 현지 기업이 입주하는 한국형 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한 것이 성과로 꼽힌다. 에티오피아에서 한국기업 전용 섬유단지를 조성하기로 한 것에 이은 두 번째 합의다. 아프리카에서 생산된 제품은 미국과 유럽연합에 무관세 수출이 가능하다.
청와대는 전력·원자력협력 MOU을 통해 우리 기업이 4억 3천만 달러짜리 지열발전소 건설을 수주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했다.
케냐타 대통령은 "양국이 모두 인적 자원을 국가발전의 기본 토대로 하고 있는 점 등에서, 케냐에게 한국보다 더 나은 발전모델은 없다"고 수차례 언급하고, "양국의 청년과 기업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무역 및 투자, 역량 배양 및 기술 훈련 등에서 상호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했다.
박 대통령은 높은 교육열과 다른 나라로부터의 지원 등 한국이 비교적 단기간 내에 급속한 경제성장을 달성한 배경에 대해 소개하면서 "향후 인재양성, ICT 및 기술협력 등을 중심으로 케냐와의 개발협력을 강화하여 케냐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새로운 개발협력의 모델로 금번에 시행되는 '코리아에이드' 사업과 케냐 측의 'Beyond Zero' 캠페인 간에 유사성이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상호간 협업을 검토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 "케냐 측에서 관심이 큰 새마을 운동과 관련하여 앞으로 현지 사정에 맞는 협력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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