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누리당이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과 관련,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에 국회의장직을 내줄 수 있다는 입장에서 집권 여당이 국회의장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을 두고 '청와대 개입설'이 불거져 논란이 뜨겁다.
4.13 총선에서 122석을 확보, 원내 2당으로 전락한 뒤 당내에서는 국회의장직을 포기해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됐었다. 실제 20대 국회 최다선(8선)이자 유력 국회의장 후보로 거론됐던 서청원 의원은 "야당이 (국회의장을) 주지 않는다. 다 접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20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자 이 같은 기류에 변화가 생겼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은 여당이 하는 게 관례"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탈당파 무소속 의원들을 복당시켜 원내 1당 지위를 회복해서라도 국회의장직을 사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야당은 청와대를 배후로 지목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새누리당의 협상 태도와 전략 변화에 만약 청와대가 개입됐다면 이것은 다시 19대 국회의 전철을 밟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국회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상임위원장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 문제는 철저히 여야의 자율적인 타협과 대화 속에 결정돼야 한다"며 "이것은 청와대가 개입해야 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을 지낸 국민의당 이상돈 최고위원도 CBS 라디오에서 "국회의장이 야당으로 넘어갔을 경우 법안 직권상정 등 일이 생길 가능성이 많다는 점을 두려워하는 것 아닌가"라며 "어느 날 갑자기 (입장이) 바뀌었는데 스스로 바뀌었다고 보는 사람이 있나. 어디서 전화를 받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강력 부인했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회의장직을 고수하라는 청와대의 오더가 있어 (원구성 협상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건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실체 유무를 떠나 '청와대 개입설'이 가뜩이나 지지부진한 협상에 또 하나의 장애물이 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법정시한까지 남은 시간은 일주일가량. 여야가 진통 속에서도 적기에 합의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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