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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도 VR 주도권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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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시대 개막 앞두고 콘텐츠 수급·플랫폼 선점에 '사활'

[민혜정기자] 통신업계도 포스트 스마트폰으로 꼽히는 가상현실(VR) 시장 사냥에 적극 나서고 있다.

VR은 360도 전 방향으로 촬영된 콘텐츠가 많아 일반 영상에 비해 많은 트래픽이 유발될 수 있다. 국내 이통 3사가 LTE보다 200배 이상 빠른 5세대(G) 시대 개막을 앞두고 VR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통 3사는 VR 콘텐츠 수급과 플랫폼 구축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KT는 '기가(GiGA) VR'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올 1월부터 올레tv모바일에 360도 VR 전용관을 열고 170여개 콘텐츠를 제공한데 이어, 지난 11일엔 음악 서비스에 VR을 접목한 '지니 VR'을 출시했다.

지니 VR은 인기 가수들의 라이브 공연, 뮤직비디오 등 영상 콘텐츠를 VR 기반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다. 스마트폰에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를 장착하는 형태로 즐기는 방식이다.

KT는 지난 3월 VR 기술로 야구 모바일 생중계도 했다. 이 과정에서 카메라 다섯 대가 촬영한 VR 영상을 360도에서 볼 수 있도록 연결하는 '스티칭 기술'과 고용량 영상을 초고속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하는 통신 기술이 적용됐다.

이 회사 관계자는 "KT뮤직의 지니 VR 외에도 스포츠, 공연 등 라이브 생중계 서비스에도 VR을 접목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이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지난달부터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옥수수'를 통해 VR 서비스를 시작했다. 여기에서는 인기 아이돌 공연, 골프 레슨, 공포 체험, 피트니스, 국내외 관광지 등 100여편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SK텔레콤은 개발자들이 VR, 증강현실(AR)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플랫폼 'T-리얼'도 지난 4월 선보였다. T-리얼은 VR이나 AR 콘텐츠를 만들어서 클라우드에 서버에 올리고, 이를 화면 상에 구현하는 기술까지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AR, VR 기술의 구현을 위해서는 다양한 첨단 기술의 융합이 필요하다"며 "특히 대용량 데이터 정보를 빠른 속도로 전달할 수 있는 네트워크 기술이 큰 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모바일영상 전용 플랫폼 'LTE비디오포털'에서 VR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KBS 예능프로그램 '1박2일'이나 JTBC의 요리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등을 지원한다. 가수 콘서트, 뮤직비디오, 국내외 관광명소, 미술 전시회 등도 제공한다.

통신사들은 지난 2월 열린 모바일 올림픽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도 VR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SK텔레콤은 전시관에 노란색 잠수함처럼 생긴 VR 체험존을 마련했다. 잠수함에 들어가면 그 안에서 VR 기기를 통해 약 6분간 바닷속 탐험을 하는 식이다. KT는 스키 점프를 VR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황창규 KT 회장,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이 행사에서 자사 부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나, LG전자 전시관에서 VR 헤드셋을 직접 체험해보며 높은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통신사들은 VR 콘텐츠가 하나의 장면에도 다양한 각도의 화면이 담기기 때문에 많은 트래픽을 유발하는데다, 아직 관련 플랫폼을 선점한 업체가 뚜렷하게 없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VR 콘텐츠는 기존 콘텐츠보다 용량이 커서 많은 데이터를 소비할 수 밖에 없다"며 "통신사들이 VR에 공들이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아직 대용량 VR 콘텐츠 전송이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는데 5G시대가 개막하며 이같은 문제가 줄어들 것"이라며 "본격적인 5G 서비스 지원 전에 VR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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