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정세균 국회의장이 불을 당긴 개헌의 파문이 커지고 있다. 87년 헌법의 효용성이 다했다는 공감대와 더불어 여소야대의 20대 국회에서 현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관심이 높다.
정세균 의장은 13일 20대 국회 개원사에서 "내년이면 소위 87년 체제의 산물인 현행 헌법이 제정된 지 30년이 된다"며 "개헌은 결코 가볍게 꺼낼 사안은 아니지만 언제까지 외면하고 있을 문제도 아니다.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개헌론을 꺼내들었다.
시기도 제기했다. 정 의장은 16일 의장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도 "개헌은 이제 논의의 대상이 아니라 의지의 문제"라며 "20대 국회에서 이 문제가 매듭지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개헌 필요성은 많이 제기됐지만, 현실화되지 못했던 것은 정치권 각자의 입장이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청와대에서는 이슈 블랙홀이 되는 개헌 논의의 성격상 국정 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대한다.
과거 이명박·박근혜 후보와 같은 주요 대선주자들은 현재의 판을 뒤흔드는 것을 반대했다. 이 때문에 개헌은 그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높으면서도 실제 논의로 이어지지 못했다. 현재 여권에서 주요 대선주자가 없고, 야권 대선주자들이 과거 개헌에 찬성했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개헌이 이뤄질지 주목됐다.
◆남경필 등 차기주자도 개헌 논의…개헌 힘받을까
권력구조의 핵심인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서도 입장이 다르다. 홍문종 의원 등 친박계 일부에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영입해 이원집정부제를 주장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이원집정부제를 주장하는 대표적인 개헌론자다. 상당수의 대권주자들은 대통령 중임제를 주장한다. 문재인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가 대통령 중임제를 주장했고, 여권에서는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그렇다.
또 다른 대표적인 대선주자인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개헌에 동조하면서도 일단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새누리당 차기주자군 가운데에서도 개헌 관련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개헌이 필요한 청와대와 국회의 세종시 이전과 선거구제 개편을 주장했다.
지난 2014년 10월 중국 방문 당시 이원집중부제 개헌을 주장하는 상하이 발언으로 청와대의 반발을 사는 등 대표적인 개헌론자 중 하나인 김무성 전 당 대표도 대표적인 개헌론자다.
김 전 대표의 측근인 김성태 의원은 "김무성 전 당대표는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 이미 오래 전부터 깊은 생각을 갖고 계신 분"이라며 "국회 차원에서 개헌 논의가 본격화될 시대적 상황이 되었다면 김 전 대표도 개헌논의의 장에 뛰어들지 않겠냐"고 말했다.
차기주자들이 개헌 논의에 뛰어들면서 개헌 논의는 점차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개헌이 어려운 경제 회복에 방해가 될 것이라는 청와대의 주장이 현실화될 수도 있지만, 20대 국회가 협의를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개헌 논의를 이룰 수도 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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