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근기자] 20대 국회 방송통신 분야 입법을 책임질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28일 미래창조과학부, 29일 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개정안,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등 방송통신 업계를 뒤흔들 현안이 산적한 상황이다.
이번 업무보고가 '여소야대' 구도로 치열한 공방을 예고하는 올해 하반기 국정감사의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여야 교섭단체와 정부 관계자들의 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방위, 단통법 '뜨거운 감자' 되나
우선 단통법 개정 여부는 수조원 규모 단말기 유통시장을 뒤흔드는 사안인 만큼 업계 초미의 관심사다. 당초 미래부와 방통위가 법 시행 1년6개월 성과점검을 통해 자체 개정안을 검토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달 초 청와대와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단통법 핵심 조항인 지원금 상한제 폐지 검토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복잡해진 상황.
미래부와 방통위가 단통법 시행 이후 중저가폰 시장 활성화, 알뜰폰 성장 등 긍정적 성과를 토대로 기본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었던 만큼 개정 여부가 업계의 메가톤급 이슈로 재부상한 형국이다.
실제로 단통법은 2014년 10월 시행 이후 줄곧 논란에 휩싸였다. 법 시행 후 단말기 지원금 하향 평준화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진 데다 정부 일각에서는 상한제 폐지를 통한 가계통신비 인하와 소비진작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
그러나 실제 폐지가 이뤄질 경우 정부가 스스로 법 취지를 뒤집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정부 스스로 야당 공세의 빌미를 제공하게 되는 셈이다.
◆SK텔레콤, CJ헬로비전 M&A도 쟁점 예상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M&A의 경우 지난해 연말 이후 방송통신 업계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의 케이블TV 1위 사업자 인수라는 성격 때문이다. 미래부의 인가가 이뤄지면 SK텔레콤은 IPTV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을 합병할 계획이다.
특히 IPTV가 케이블TV를 결합하는 1호 사례로 KT에 이은 전체 유료방송 2위 사업자가 탄생하게 된다. 이동통신과 유료방송 결합상품을 통해 SK텔레콤이 통신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상파 3사와 이동통신 경쟁업체들이 이번 M&A에 극도로 민감한 이유다.
미래부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경쟁제한성 심사 결과와 방통위의 사전동의를 토대로 최종 인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다만 그 전제 조건인 공정위 심사가 200일 이상 이어지면서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 이번 업무보고에서 정치권이 나타낼 반응에 정부와 관련 업계가 긴장하는 이유다.
이번 M&A와 맞물려 통합방송법(방송법 개정안)을 둘러싼 정치권의 입장 역시 최대 관심사. 통합방송법은 기존 IPTV법과 방송법으로 이원화된 유료방송 규제를 통합하는 차원에서 정부가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 M&A 반대측에선 이번 심사가 통합방송법상 이종 방송 플랫폼의 상호 겸영에 대한 규제가 마련된 이후로 미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외 미래부 소속 공무원이 이른바 '갑질'로 사회적 논란을 자초한 점도 도마위에 오를 전망이다. 이달 초 미래부 공무원이 산하 기관 직원에게 자녀의 숙제를 시킨 것으로 알려져 여론의 공분을 산 것. 미래부 내에선 최양희 장관이 산하 기관장들에 반성을 담은 친필 편지를 보내고 내부적으로도 갑질 중단 결의대회를 여는 등 조기수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 외에도 한국방송공사(KBS)에 대한 방통위의 수신료 인상 방안, 공영방송의 낙하산 인사 의혹과 공정보도 여부, 종합편성채널의 재허가 심사 등도 논란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유리한 여론지형을 조성하기 위한 여야간 신경전이 예상되는 대목.
미방위 관계자는 "19대 국회에 비해 미방위 소속 의원들 대부분이 교체돼 현재로선 현안에 대한 의원들의 이해가 다소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의원들과 보좌진의 업무파악이 끝나는 대로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조석근기자 feelsogoo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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