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서 재연된 '구태'

[윤채나기자] 20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이 파행했다.

5일 비경제분야 대정부질문 도중 김동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근혜 정부 인사 시스템을 비판하자 새누리당 의석에서 항의성 고성이 터져 나왔다. 양측의 공방은 감정싸움으로 번졌고, 결국 본회의장에서는 막말과 고성이 오가는 구태가 재연됐다.

3번째 질문자로 나선 김 의원은 황교안 국무총리를 상대로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전 대탕평 인사를 하겠다고 했는데 지키지 않았다"며 "'역량 중심으로 하다 보면 전부 영남이 될 수 있다'고 했어야지 왜 지역 편중 인사 안 한다고 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 의석에서 항의가 터져 나오자 김 의원은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걸 한심하게 여기는 국민도 있는 걸 알아 달라"고 비꼬았다. 특히 그는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대전의 이장우 의원, 대전 시민들 부끄럽게 하지마", "질문하는데 간섭하지 말란 말이야"라고 소리쳤다.

김 의원은 대정부질문을 이어갔으나 박 대통령의 '상시청문회법(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를 비판하며 황 총리를 몰아세우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두둔하고 나서면서 또 한 번 소란이 일었다.

김 의원은 "총리의 부하직원이야 대한민국 국회의원이야"라고 공격했고, 이 의원을 거듭 지목하며 "대전 시민들이 보고 있다. 동료 의원 대정부질문 하는데 가만히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 의원이 사과를 요구하자 김 의원은 "아니 대전 시민들은 어떻게 저런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아놨나. 다음 총선에서 대전 시민들은 저런 사람 제발 좀 뽑지 말아주세요"라고 응수했다. 이 의원은 "이건 인신모독"이라며 거듭 사과를 요구하는 등 날선 공방이 벌어졌다.

사회를 보던 박주선 국회부의장이 나서 양측을 만류했지만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김 의원은 "대한민국의 총체적 위기에 대해 질의하는데, 당신들 때문에 이 나라가 이렇게 됐으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왜 질문하는데 간섭하느냔 말이야"라고 소리쳤고, 거듭 사과를 요구하는 이 의원에게 역으로 사과를 요구했다.

양측의 공방이 이어지는 동안 새누리당과 더민주, 국민의당 등 여야 3당 원내수석부대표가 회의 진행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했지만 뾰족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박 부의장은 새누리당의 정회 요구를 받고도 "20대 국회 들어 두 번째 실시되는 대정부질문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한 것을 제가 대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대정부질문을 속개하려 했지만, 3당 원내대표가 정회에 합의하면서 의사봉을 집어들었다.

박 부의장은 "20대 국회 대정부질문이 이렇게 파행하게 돼, 이유와 원인이 어디에 있든 사회를 보는 사람 입장에서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박 부의장이 정회를 선언하는 순간까지도 김 의원, 이 의원을 비롯한 여야 의원들은 서로 사과를 요구하며 공방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