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나기자] 국회가 오는 7일부터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고 관련 업체, 정부의 책임을 가리기 위한 국정조사를 실시한다.
국회는 6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가습기 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계획서 승인의 건'을 상정, 재석 250명 가운데 찬성 250표로 가결 처리했다. 조사 기간은 10월 4일까지 90일 간이며 필요한 경우 본회의 의결로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조사 대상은 국무조정실, 환경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 옥시레킷벤키저, SK케미컬 등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원료공급 업체 등이다. 여야가 이견을 보였던 법무부와 검찰은 제외됐다.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맡았다. 새누리당에서는 김상훈 김성원 김순례 이양수 전희경 정운천 정유섭 최교일 하태경 의원, 더민주에서는 홍익표 금태섭 신창현 이언주 정춘숙 의원, 국민의당에서는 김삼화 송기석 의원, 정의당에서 이정미 의원이 참여한다.
국정조사에서는 이번 사태의 책임 소재를 놓고 여야 간 전·현 정부 책임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가습기 살균제가 2000년대 초부터 시판된 만큼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책임에 대해서도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더민주 등 야당은 박근혜 정부의 대응을 정조준할 태세다.
앞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20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왜 2001년 한국에서만 가습기 살균제 판매 허가가 나왔는지, 왜 2003년부터 피해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는데 정부 차원의 역학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더민주 '가습기 살균제 피해 문제 해결을 위한 특위'는 "산업부, 환경부, 복지부 등 관련 정부부처가 무능하고 무책임하게 대응했던 점을 철저히 조사해 그 책임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비대위 회의에서 "이 문제는 우리 당이 집권했던 시절부터 시작했던 사안"이라며 "어떤 정권이 더 책임있느냐를 공방하는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제대로 따지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역대 국정조사 때마다 벌어졌던 청문회 증인 채택 논란도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국정조사계획서에 '여야가 요구하는 증인 및 참고인은 여야 간사 간 협의를 거쳐 위원회 의결로 채택한다'고만 명시했다. 향후 정부부처, 기업 관계자를 증인으로 소환하는 문제를 놓고 여야 간 공방이 불가피함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