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권기자] 자동차 대중화와 더불어 보험산업이 크게 성장해왔다. 자동차 보험은 차량을 운행하려면 필히 가입해야 하는 의무 조항을 활용해 지난 80년간 자동차수 증가와 함께 성장기조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잘나가던 자동차 보험업계가 자율주행차로 인해 머지않아 성장발목을 잡힐 것으로 전망됐다.
◆자율주행차 등장으로 보험시장 변화
지난해 미국 자동차보험 시장은 4개 거대 업체가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스테이트팜이 20% 점유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워렌 버핏이 세운 버크셔 해서웨이의 자회사인 제이코(GEICO)는 12%로 2위를 차지했다. 올스테이트와 프로그레시브가 각각 9.8%와 8.4%로 그 뒤를 이었다.
이 4개 업체들은 저가 정책을 내세워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소비자는 가장 적은 비용에 사고처리를 가장 빨리 해주는 보험사를 선택하고 있다.
자동차 보험료는 가계 지출에서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이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매년 강해지고 있다. 여기에 자율주행차가 대중화되면 운전자의 잘못으로 인한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이 낮아져 보험료 인하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브랜드보다 가격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운전자수 기준 보험료 산출 방식은 더 이상 무의미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의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 사고의 90%가 운전자의 과실로 발생했다. 자율주행차가 확산되면 사람의 운전 과실이 크게 줄고 교통사고 건수도 획기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고 발생률 저하는 보험료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운전자수 기준 보험료 산출 방식도 더 이상 쓸 수 없다. 보험업계는 이전보다 리스크를 줄일 수 있지만 이익이 작아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프리미엄 보험상품의 갯수나 매출규모가 이전보다 축소돼 전체 보험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보험 설계사나 영세 사업자에게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투자분석업체 모틀리풀은 자율주행차 보급후 4개 거대 보험사와 일부 중소 사업자만 저가 정책에도 규모의 경제로 생존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교통사고 감소로 보험사와 고객간 의사소통 기회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자동차 보험료의 인하로 매출이 줄고 영세업체의 파산으로 업체별 시장 점유율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업계는 대형 보험사들이 몸집 불리기를 위해 중소 사업자를 적극 인수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희권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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