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18일 미래에셋증권은 머신러닝 시장이 커지면서 그래픽처리장치(GPU),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낸드 관련 반도체업체들이 수혜주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CPU 제조업체 인텔의 경우, 지난 13일 제온파이 7200을 새롭게 선보였다. 제온파이는 칩 1개에 64~70개의 코어를 탑재해 병렬처리 성능을 크게 높인 프로세서로, 주로 머신러닝(기계가 스스로 학습하는 것)이나 고성능 컴퓨팅(HPC)용으로 쓰인다.
제온파이 7200은 자체 부팅이 가능하고 16GB 메모리를 중앙처리장치(CPU)에 내장시켰다. 자체 부팅이 가능하면 노드 간 연결성이 좋아지며, 메모리를 CPU에 내장시키면 CPU와 메모리의 속도 차에서 오는 병목현상이 줄어들어 성능이 향상되는 특성도 지닌다.
미래에셋증권의 도현우 애널리스트는 "인텔이 제온파이 프로세서에 집중하는 이유는 머신러닝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머신러닝은 간단한 연산을 대량의 코어로 병렬 처리하는 것이 유리한데, 이는 복잡하고 큰 연산을 처리하는 데 최적화된 기존 CPU에 불리한 점"이라며 "이 때문에 최근 엔비디아 등이 만드는 GPU가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텔은 GPU 진영을 견제하기 위해 GPU와 유사하게 병렬처리 기능을 크게 향상시킨 제온파이 프로세서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도 애널리스트는 "GPU를 이용한 GPGPU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새로운 툴을 다시 학습해야 하지만, 인텔의 프로세서를 사용하면 기존과 유사한 환경을 그대로 쓸 수 있어 엔지니어들에게 유리하다"는 점도 거론했다.
대만 TSMC는 얼마 전 지난 2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 3분기 예상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15%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올해 연간 매출액도 전년 대비 5~10% 성장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TSMC 측은 실적 성장의 이유로 머신러닝,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관련 칩셋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도 애널리스트는 "이처럼 최근 머신러닝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며 "스마트폰을 대신해 머신러닝과 빅데이터 시장이 IT 수요를 견인할 새로운 수요처로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머신러닝 시장이 커지면 GPU와 FPGA 등 머신러닝에 유리한 프로세서 업체들이 수혜기업이 된다"고 판단했다.
현재 GPU 시장 점유율 1위는 엔비디아이고, FPGA 1위는 자일링스다. CPU를 만드는 인텔은 작년 FPGA 업체 알테라를 인수했고 제온파이와 같은 프로세서를 개발해 최근의 흐름에 대응하고 있다.
도 애널리스트는 "프로세서가 빨라져서 시스템 데이터 처리 성능이 높아지면 데이터를 저장하고 로드하는 저장장치의 속도도 빨라져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HDD보다는 낸드가 유망하며, 낸드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 낸드 장비 및 재료 업체들에게 수혜요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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