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형기자] 문제의 가습기살균제 원료를 생산해 온 SK케미칼이 원료성분 중 영문자료에 언급한 독성 수치를 국문자료에서는 누락하거나 위험 수치를 하향 기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정미 의원(가습기살균제국조특위 위원)은 19일 가습기살균제 에 포함된 원료물질인 'SKYBIO 1125'의 국문 물질안전보건자료(국문 MSDS)와 영문 물질안전보건자료(영문MSDS)를 비교한 결과, SK케미칼이 이를 국내 판매할 때는 독성값 표시하지 않거나 허위작성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는 화학물질의 위험성과 취급사항을 설명하는 자료로 우리나라는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에 따라 이를 함께 제공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문제의 SKYBIO 1125는 SK케미칼이 생산한 PHMG, Nacl(염화나트륨)를 물과 배합해 만든 혼합화학물질로 인명피해를 유발한 가습기메이트 제품 등에 사용됐다.
이정미 의원실은 2013년 SK케미칼이 심상정의원에게 제출한 국문MSDS와 고용노동부가 2016년 6월 이 의원에게 제출한 영문MSDS를 대조한 결과, 2002년에 작성된 영문MSDS에서 피부독성 값을 8천mg/kg으로 표기한 반면, 2011년 작성된 국내자료에는 표기돼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국문자료에서는 물벼룩에 대한 생태독성 값만 언급했지만, 영문자료에서는 송사리와 조류의 생태독성자료도 제공했다. 이 영문자료에 따른 수치는 국내의 유독물기준을 초과하는 값이다. 특히 국문 MSDS상 물벼룩의 독성값 1mg/L는 영문MSDS에서 0.42 mg/L(ppm)으로 표기돼 그 독성이 두배나 높게 표시됐다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이정미 의원실은 "SK케미칼은 독성값을 절반수준으로 국문MSDS에 허위 작성한 것"이라는 의혹을 보냈다. 덧붙여 "영문이 작성되고 국문이 9년 뒤에 작성된 사실로 미뤄볼 때 SK케미칼은 9년 전에 생태독성 및 피부독성의 값을 알면서도 국내에 판매하면서 독성값을 표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영문MSDS에서는 흡입독성에 대한 일반적인 경고와 함께 흡입했을 때 구체적인 응급조치방법을 언급했으나 국문 MSDS에는 이를 누락한 사실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가습기살균제 원료뿐만 아니라 샴퓨와 물티슈 등 생활용품의 원료로 사용되는원료에 대한 생태(물벼룩)독성값을 절반수준으로 낮춘 것은 고의적인 조작이 아니면 불가능 하다"며 "가습기살균제 원료로 사용된 SKYBIO 1125의 독성정보를 속였다는 것은 간접살인행위"라며 검찰수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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