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클라우드 워싱(cloud washing)이란 말을 들어봤는가?"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셈타워에 위치한 한국오라클 본사에서 만난 오라클 애플리케이션사업부 클라우드 ERP·SCM 부문 자스비르 싱 부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런 질문을 던졌다.
'클라우드 워싱'은 클라우드를 목적으로 소프트웨어(SW)를 새로 개발하지 않고 기존 구축형(on-premise)SW를 데이터센터에 옮겨 클라우드 서비스라 주장하는 일종의 '눈속임'을 뜻한다.
구축형 SW와 클라우드 SW는 구조 자체가 확연히 달라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들이 가격체계만 따라하고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이라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자스비르 싱 부사장은 "고객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고 있는 것과 진배없다"며 거칠게 표현했다.
그래서일까. 이날 자스비르 싱 부사장은 오라클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소개하면서 '진정한'이라는 수식어를 수차례 사용했다.
그가 오라클이야말로 진정한 SaaS 제공업체라 자신하는 이유는 몇 가지 조건을 만족시키기 때문이다. 그 중 한 가지가 바로 '익스텐션(Extension)' 기능으로 일종의 붙임도구다.
그는 "SaaS에서 제공되는 애플리케이션은 표준 애플리케이션"이라며 "스마트폰에 설치하는 카카오톡을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할 수 없는 것처럼 SaaS 애플리케이션도 변경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익스텐션 역량을 제공하고 있다"며 "표준 애플리케이션을 그대로 유지한 채 새로운 기능을 익스텐션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즉, 고객들이 어떤 특정한 요구사항가 있을 경우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능을 '익스텐션' 기능으로 개발해 연결할 수 있다는 것. 이는 별도의 개발 과정 없이 필요한 기능을 붙일 수 있어 클라우드의 장점인 비용 효율성을 높여주게 된다.
자스비르 싱 부사장은 "일반적으로 80% 정도의 기능은 표준 애플리케이션에서 나오고 20% 정도의 기능은 고객들이 만들어 사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SaaS의 또 한 가지 조건은 지속적으로 혁신의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느냐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최신 기능을 받아볼 수 있는 '업데이트'다.
그는 "예를 들어 카톡 같은 앱을 설치하면 필요할 때마다 지속적으로 업데이트가 된다"며 "동일한 콘셉트가 기업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에도 적용되는 것"이라고 했다.
현재 오라클의 SaaS는 6개월마다 한 번씩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고객들이 이를 십분 활용할 수 있도록 새로 제공되는 기능이나 역량에 대한 비디오, PDF 등의 자료를 지원하고 있다.
이런 특징들에 힘입어 오라클의 SaaS 및 PaaS 사업은 지난해(회계연도 2016년)에만 66% 성장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특히 4분기에는 800곳의 SaaS 고객을 확보했다.
그는 이 같은 성장 배경에 대해 "기업들이 혁신없이 매달 내는 유지보수 비용 대신 SaaS를 채택하고 있다"며 "새로운 일하는 방식, 새로운 노동인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도 SaaS의 성장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오라클의 SaaS 고객 수가 1만1천788곳이며 이중 2천700곳 정도가 회사자원관리(ERP)와 공급망관리(SCM)를 활용하고 있다"며 "오라클은 SW 제공업체라는 기존의 DNA를 완전히 변모시켜 서비스 제공업체로서 재탄생했다"고 강조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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