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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몸' CJ 이재현, 대규모 인사·투자계획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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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여간 주요 사업·투자 제동…CJ그룹 성장동력 재확립 나설 듯

[장유미기자] 이재현 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로 최종 확정되면서 멈춰버린 CJ그룹의 성장시계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지난 2013년 7월 1일 이 회장이 구속수감된 후 3년여 만의 일이다.

이 회장은 이번에 재벌 총수로는 유일하게 특별사면됐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 부회장,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담철곤 오리온 회장 등도 이번에 특별사면 대상자에 오를 것으로 기대됐으나 제외됐으며 정치인도 배제됐다.

이번 사면 발표를 두고 CJ그룹은 환영의 뜻을 표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 그동안 차질을 빚던 조직개편과 투자계획 등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당분간 신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할 뜻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12일 법무부는 이날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광복 71주년 특별사면 관련 발표'를 통해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포함한 특별사면 대상자 4천876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 회장은 경제·종교단체 등 각계 의견과 국가경제 및 사회에 기여한 공로, 죄질 및 정상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집행면제 특별사면 및 특별복권 대상자에 올랐다. 이번 사면 이후에도 이 회장은 주치의 의견에 따라 계속 서울대병원에서 머물며 치료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이번 사면 결정에 대해) 그 동안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치료와 재기의 기회를 준 대통령과 국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또 그는 "치료에 전념해 빠른 시일 내 건강을 회복하고 사업으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인생의 마지막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CJ그룹 역시 "이 회장에 대한 사면결정을 환영하고 감사드린다"며 "사업을 통해 국가경제에 크게 기여해달라는 뜻으로 알고 글로벌 문화기업 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조세포탈·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지난 2013년 구속 기소됐으며 1심에서 징역 4년, 2심에서 징역 3년을 각각 선고 받았다. 이후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이 회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3년과 벌금 252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서울고법으로 파기환송했으나 이 회장은 파기환송심에서도 징역 2년6월의 실형과 함께 벌금 252억원을 선고 받았다.

침통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던 CJ그룹은 이후 바로 재상고를 통해 '마지막 기회'를 얻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최근 이 회장의 병세가 급속하게 악화되자 지난 7월 결국 재상고를 포기하고 형을 확정한 후 형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또 지난달 19일 재상고 포기 후 사흘 뒤인 같은 달 22일 벌금 252억원을 일시금으로 입금하자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광복절 특별사면을 미리 염두에 둔 조치라고 해석했으며 CJ그룹 측도 부인하지 않았다.

결국 CJ그룹의 바람대로 이날 이 회장이 특별사면 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그룹 측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CJ그룹은 이 회장이 구속된 후 3년여 동안 오너 장기 부재로 인해 조직개편과 인사, 투자계획 등 경영활동이 올스톱되면서 장기 성장 동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CJ그룹은 이 회장 구속 후 그가 주도했던 그룹 차원의 투자 전략과 의사결정 구조가 한 순간에 공백 상태에 빠지면서 그룹의 모든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특히 2020년까지 그룹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해외 비중 70%를 달성하겠다는 '그레이트 CJ 2020 비전' 달성에도 차질을 빚었다.

이로 인해 CJ그룹은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 이채욱 부회장, 김철하 CJ제일제당 사장으로 구성된 경영위원회를 출범하고 위기 타개에 나섰으나 이들 역시 건강악화로 그동안 제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비상경영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지난달 폐암 수술을 받은 후 최근에야 경영에 복귀했으며 이채욱 부회장 역시 지병인 폐 질환으로 경영일선에서 한 발 물러난 상황이다.

여기에 이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건강이 악화돼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신병치료에 전념하고 있으며 이 회장의 어머니인 손복남 고문은 지난해 12월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치료에 전념해 오다 한 달전께 퇴원해 자택에서 요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주요 경영진들이 건강 문제로 자리를 잘 지키지 못하면서 그룹 차원에서 추진했던 굵직한 사업들도 차질을 빚었다.

특히 올 초에는 그룹에서 몇 년 동안 바이오산업 강화를 위해 공들였던 중국 바이오기업 매화그룹을 인수하지 못했고 CJ대한통운은 싱가포르 물류기업 ALP로지스틱스 인수에 나섰다가 실패했다. 또 CJ대한통운은 지난 2013년에도 미국과 인도 물류기업 인수를 검토했지만 진행하지 못했다.

이 외에도 CJ제일제당은 베트남과 중국업체 M&A를 추진했으나 최종 인수 전 단계에서 중단한 바 있으며 CJ CGV도 작년 초 대형 인도 극장기업 2곳의 인수전에 참여했으나 실패했다.

투자 계획 역시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으면서 지난 2012년 2조9천억원에 달했던 투자 규모는 매년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 말 기준 1조7천억원 수준까지 줄었다. 지난해 2조4천억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약 79% 밖에 집행하지 못한 셈이다. 또 올해는 투자 계획 자체를 내놓지 못했다.

여기에 CJ그룹은 그동안 비상 상황에 놓이면서 인사도 소폭으로 이뤄졌다. 실제로 신규 임원이나 일부 보직 변경 등 전보 외에 기존 임원 등은 임원 승진인사에서 최근 몇 년간 제외됐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자유의 몸이 되면서 CJ그룹의 경영공백이 해소된 만큼 대규모 투자와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 전략이 급물살을 타면서 빠른 시일 내에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이 회장의 병세가 악화된 만큼 우선 신병치료에 더 전념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이 회장은 근육이 위축되는 희귀병인 '샤르코 마리투스(CMT)'와 만성신부전증 등을 앓고 있어 부축 없이는 전혀 걷지 못하는 상태다. 또 손과 손가락의 변형과 기능 저하로 인해 젓가락질 조차 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CJ그룹이 이 회장 사면 이후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그동안 경영 공백으로 차질을 빚었던 사업이 많은 만큼 보다 공격적으로 사업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몇 년간 정기 임원 인사도 소폭으로 이뤄졌던 만큼 빠른 시일 내에 대규모 임원 인사에 나서 조직 분위기 쇄신에 나선 후 대규모 투자 계획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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