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나기자] 조선·해양 구조조정 청문회, 이른바 '서별관 청문회'가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의 변수로 부상했다. 청문회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22일 추경안 본회의 처리' 합의 불발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여야 3당은 오는 22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추경안을 처리한 뒤 23~24일 기획재정위원회에서, 24~25일 정무위원회에서 각각 청문회를 개최키로 합의했지만 16일 현재 상임위별 증인 채택 논의는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야당은 청와대 서별관 회의에서 이뤄진 대우조선해양 지원 과정을 따지기 위해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당시 청와대 경제수석), 홍기택 전 KDB산업은행 회장 등의 증인 채택을 요구하고 있지만 여당인 새누리당의 반대가 완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청문회 일주일 전 증인에 출석요구서를 발송하도록 규정한 국회법에 따라 여야는 16~17일에는 증인 채택 협의를 마쳐야 하지만, 시한을 지킬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당장 야당은 추경안 처리를 확답 받은 새누리당이 청문회 무력화 시도에 나선 것이라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나아가 증인 채택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추경안 처리에 협조할 수 없다면서 새누리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더민주가 '선(先) 추경안 통과, 후(後) 청문회 개최'에 합의한 것은 정부가 추경 통과가 시급하다고 했기 때문"이라며 "22일 추경안 통과는 확보했으니 청문회는 부실하게 진행해도 좋다는 식의 태도라면 합의는 무효"라고 으름장을 놨다.
우 원내대표는 "성실신의원칙에 따라 추경안 처리를 제 때 해 줄 테니 여야가 합의한 대로 제 때 증인 채택이 돼 제대로 된 청문회가 될 수 있게 여당이 협조해야 한다"며 "추경안이 시급하다 해서 통과시키고 청문회를 부실하게 진행하려는 의도가 조금이라도 드러난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당 의원총회에서 "그동안 '선(先) 청문회, 후(後) 추경안 처리'를 주장하다 추경안 처리가 매우 시급하다기에 양보한 것"이라며 "이제 정부 여당이 양보할 차례"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정부 측에서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증인으로 나와야 한다"면서 "여당은 추경안 핑계로 생떼쓰지 말고 핵심 증인 채택에 협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특정 몇몇 사람을 망신주고 손가락질하기 위한 청문회가 돼선 안 될 것"이라며 최 의원 등에 대한 증인 채택 요구를 일축했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도 "지난 12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22일 추경안 통과에 합의했는데 야당의 무리한 증인·참고인 요구로 인해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무리한 증인·참고인 요구를 더 이상 하지 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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