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신동빈의 오른팔'로 불리는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이 25일 그룹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정책본부 3인방 중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는 것은 황 사장이 처음이다.
황 사장은 이인원 부회장, 소진세 대외협력단장(총괄사장)과 함께 신 회장의 '가신 3인방'으로 분류되는 롯데그룹 내 핵심 인물이다. 그는 신 회장의 최측근으로서 계열사 관리를 총괄하고 있으며 그룹의 정책방향을 결정하고 이를 각 계열사에 전파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이로 인해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빈 회장 등 롯데 오너일가의 소환일도 예상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오전 9시 20분께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황 사장은 '신 회장이 (롯데건설의 300억원) 비자금 조성을 지시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적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또 '비리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답변했다.
현재 검찰은 롯데그룹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정책본부가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 등 오너일가의 각종 비자금 조성에 일정 역할을 담당했다는 의심을 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롯데피에스넷의 손실을 감추기 위한 유상증자 과정에서 계열사가 과도하게 동원될 때도 정책본부가 깊이 관여했다고 보고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검찰은 정책본부 3인방이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을 가까이에서 보필했던 만큼 수천억원에 달하는 기업비리 전반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정책본부의 운영실장을 맡고 있는 황 사장을 정책본부 임원들 중 첫 피의자로 소환했다. 또 조만간 그룹 2인자인 이인원 부회장과 소 사장도 곧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검찰이 가신 3인방과 신 회장을 분리해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만큼 이들이 구속수사를 받을 지에 대한 여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정책본부 임원들에 대한 구속 여부에 따라 롯데그룹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검찰이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다고 해도 최근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등 그룹 계열사 사장들의 영장 청구가 기각됐던 점에 비춰보면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이들이 구속된다면 롯데 오너일가 역시 구속 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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