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정부가 처음으로 400조원이 넘는 예산안을 내놨다.
경기활성화, 경제체질 개선 등에 초점을 맞췄고, 일자리 부분을 제외하면 문화 관련 예산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것도 특징이다.
30일 정부는 국무회의를 거쳐 확정된 이 같은 내용의 2017년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전반적으로 불확실한 경제 등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데 이어, 내년도에도 확장적인 재정을 운영하는 등 경기활성화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노동개혁법 입법 등 구조개혁을 통해서 경제체질 개선노력도 다각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총지출 400조7천억원…사상 첫 400조원대 예산
세입은 내수중심의 경기회복세와 법인 영업실적 개선 등으로 국세와 사회보장성 기금의 수입이 증가추세로 파악됐다.
내년 총수입은 2016년 본예산 대비 6%(23조3천억원) 증가한 414조5천억원으로 잡았다. 이 중에서 국세수입은 2016년 본예산 대비 8.4%(18조9천억원) 증가한 241조8천억원으로 예상했다.
세출여건은 재정건전성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확장적인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총지출은 2016년 본예산 대비 3.7%(14조3천억원) 증가한 400조7천억원으로 설정, 사상 처음 400조원을 돌파했다.
박춘섭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총지출 규모는 지난 2001년 100조원, 2005년 200조원, 2011년 300조원을 넘어섰으며, 이후 6년 만에 2017년 예산안에서 400조원을 넘어섰다"고 풀이했다.
기재부에서는 지난 2015년도 총지출 증가율인 2.9%, 2015~2019년 계획상 2017년 총지출 증가율인 2.7%와 비교해봐도 높은 수준으로 편성한 것이란 입장이다.
송언석 기재부 2차관은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감안하면 2017년 예산이 2016년 대비 증가율이 낮다는 일부의 지적이 있지만, 올해 추경은 2017년에 쓸 예산을 미리 당겨서 쓰는 것이기 때문에 2017년 예산은 오히려 추경과 포함해 생각하면 훨씬 증가율이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야별 재원배분을 살펴보면, 복지 5.3%, 교육 6.1%, 문화 6.9% 등 일자리 창출과 민생안정을 위해 복지·교육·문화 분야에 중점을 두고 투자를 확대했다. 이와 달리 산업과 사회간접자본(SOC) 분야는 효율화를 통해 체질개선과 내실화에 집중하도록 해 산업은 -2%, SOC는 -8.2% 수준으로 오히려 전년 대비 비중을 줄였다.
박춘섭 예산실장은 "사실상 증가율 1위는 일자리(10.7% 증가)를 빼고는 분야로는 문화가 6.9%(7조원)로 가장 높다"고 전했다. 문화 예산은 2001년 1조원에서 2017년에 7조원으로 7배가 늘어난 것이다. 박 예산실장은 "청년일자리와 저출산 극복사업에도 예산을 대폭 확충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산업 예산 감소의 경우, 규제프리즘법이 통과하면 증액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채무비율 40.4% 전망…당초 계획보다 약간 밑돌아
총량지표 부분의 경우, 재정수지와 국가채무비율은 당초 계획에 비해 다소 개선된 수치를 제시했다. 재정수지는 전년 대비 -1.7%로 예상해 당초 계획이던 -2.0%보다 소폭 개선됐다. 국가채무비율은 40.4%로 당초 계획인 41.0%보다 0.6%p 낮아진 수치로 전망했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은 청년의 미래를 위한 일자리 창출과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및 민생안정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일자리 투자는 청년·취업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확대하고, 한구개발연구원(KDI)의 심층평가를 통한 효율화를 병행하도록 했다. 미래신산업 육성을 위한 분야에 연구개발(R&D) 투자를 집중하고, 관광·스포츠·문화의 산업화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수출시장 다변화, 중소기업의 창업·성장을 지원하고, SOC 사업 등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투자를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생애주기 수혜대상별 맞춤형 복지 및 사각지대 해소로 저출산 극복 및 민생안정에도 집중하고, 핵심전력 투자확대, 병영 환경 개선으로 국방력을 강화하고, 재난·테러·환경위해 요인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2016~2020년 국가재정 운용계획의 경우, 총지출 증가율을 연평균 3.5%로 제시해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서 2015~2019 계획 때의 2.6%보다 상향 조정했다. 다만 중장기 재정건전성 강화를 위해 총수입 증가율보다는 낮게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관리재정수지는 단계적으로 개선하고, 국가채무비율은 40% 초반 수준에서 관리하기로 했다.
정부는 재량지출 구조조정, 유사중복 통폐합, 재정사업 평가를 강화해 재정의 낭비소지를 제거하고, 재정건전화법 제정을 추진, 채무준칙과 수지준칙 법제화 등을 통해 건전재정 운용을 위한 제도적 틀도 마련할 생각이다.
이날 발표된 예산안은 오는 9월 2일까지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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