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혜기자] 한국거래소노동조합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거래소 이사장 후보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 노조는 23일 서울 여의도 거래소 사옥 앞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피아·관피아·연피아 정찬우는 거래소 이사장 후보에서 사퇴하라"며 "정부는 자본시장의 독립성과 자율성 보장을 위해 낙하산 인사를 즉각 철회하고 거래소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 이사장 후보자를 다시 공모·추천하라"고 외쳤다.
이들 노조는 정 전 부위원장이 거래소 이사장으로서 자질이 부족한 데다, 정부의 반복된 낙하산 인사로 증권업계 발전이 도외시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정 후보가 금융위 부위원장 재직 당시 가계부채는 2013년 1분기 1천19조원에서 올 1분기 1천224조원으로 단기간 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며 "그가 주도한 인사가 최근 조선업 구조조정과 산업은행 부실화의 주범이 된 만큼 자본시장 수장으로서 전문성과 도덕성, 책임의식을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 전 부위원장이 거래소 이사장이 된다면 낙하산과 필연적으로 결부된 관치금융의 폐해가 자본시장에 더욱 확산될 것"이라며 "이번 인사를 막지 못한다면 내년 상반기까지 무수한 정권의 하수인들이 금융기관에 안착할 수 있는 나쁜 선례를 만들 것"이라고 맹공했다.
거래소 노조는 오는 30일 열리는 주주총회 전까지 야당·시민단체와 공조해 국정감사에서 낙하산 인사를 문제 삼을 예정이다.
노조는 특히 주주총회까지 정 전 부위원장이 자진 사퇴하지 않을 시 총 파업도 불사할 계획이다. 전날 거래소 노조는 총 파업 투표를 벌여 찬성률 92%로 해당 안건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동기 거래소 노조위원장은 "신입사원도 한 달 이상 심층 면접을 보는데 이사장 후보를 5일 만에 심사하는 것은 우리가 만만하기 때문인가"라며 "구속을 불사하고라도 파업을 단행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이 위원장은는 오는 30일 진행되는 주주총회가 요식행위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거래소 주주인 증권사 대표들이 오는 27일부터 해외출장을 떠나는 데다, 그동안의 거래소 주총은 증권사들이 백지 위임장을 내면 거래소 경영진이 이를 입맛대로 처리하는 형태로 진행돼 왔다"며 "거래소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주주 중심의 경영을 하려면 지주회사 전환과 기업공개(IPO) 추진보다 지금 당장 주주의 권리를 존중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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