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나기자]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23일 밤늦게까지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캐스팅 보트인 국민의당이 해임건의안 표결 시 자유 투표키로 당론을 정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 도중 오후 10시 5분부터 45분 가량 의원총회를 갖고 이 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이용호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다수의 의원들이 당론으로 가결시키는 게 좋겠다고 했다"며 "다만 국민의당이 새정치를 추구하는 정당인 만큼 헌법기관으로서 국회의원들의 자유의사를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자유 투표를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 정의당과 해임건의안을 공동 발의키로 합의한 바 있으나 북한의 5차 핵실험, 경북 경주 지진 등 현안을 고려해 입장을 선회하면서 캐스팅 보트로 떠올랐다.
해임건의안 가결 요건은 재적의원 과반수인 150명. 더민주 121명, 정의당 6명, 무소속 5명이 100% 찬성표를 던진다 해도 19명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김 장관 인사청문회에 참석했던 의원들을 중심으로 해임건의안에 반대하는 기류가 감지됐지만 최종 당론은 사실상 '찬성 투표'에 가깝다는 평가다.
여기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북한의 5차 핵실험 등 안보위기와 관련, '햇볕정책 책임론'을 제기한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야당 공조 차원에서 찬성 투표를 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 것이다.
이 원내대변인은 "이렇게 된 배경엔 박 대통령의 일방적 독주 분위기가 상당한 영향을 준 것 같다"며 "충분히 정치적으로 풀어갈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더욱 더 공세적으로 몰아가는 여권의 행태가 분위기를 악화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 해임건의안은 대정부질문이 종료된 뒤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11시 40분 현재 본회의장에서는 마지막 순서인 이우현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 의원이 황교안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로 하여금 답변을 길게 하도록 유도하면서 좀처럼 질의가 끝나지 않고 있다.
밤 12시가 가까워오자 더민주 등 야당은 이 의원과 국무위원들에게 "답변을 짧게 하라"며 거세게 항의했고, 정진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맞서면서 수시로 고성이 오가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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