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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역사 전시회도 폐지···美 케이블TV 지각 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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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케이블협회, INTX 폐지 결정···사업 재편 '가속'

[민혜정기자] 미국 최대 케이블TV 방송 전시회(INTX)가 65년만에 폐지된다. 위기를 맞은 케이블TV 업체들이 사업을 재편하면서 행사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미국 케이블TV 업체들은 '케이블'이라는 간판을 떼고 통신과 방송은 물론 콘텐츠 제작까지 아우르는 기업으로 체질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인수합병(M&A)도 적극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3일 미국케이블TV방송통신협회(NCTA)에 따르면 내년부터 INTX(Internet and Television Expo)를 열지 않는다.

이 행사는 1952년부터 지난 2014년까지 60년 넘게 '케이블쇼'라는 이름으로 열렸지만 지난해부터 인터넷을 전면에 내세우며 'INTX'로 행사명이 바뀌었다. 케이블TV 만이 아닌 인터넷이 접목된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의지였다. 그러나 케이블 업체들이 '탈(脫)케이블'을 외치고 있는 상황에서 전시회를 지속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NCTA는 협회 이름도 인터넷과 텔레비전 협회(The Internet and Television Association)로 바꾼다.

마이클 파월 NCTA 회장은 "우리의 최신 콘텐츠와 기술을 선보이기에 딱딱한 전시회 방식은 시대에 흐름에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새로운 방식으로 우리의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케이블TV 업계 고위 관계자는 "케이블TV 시장이 위기라지만 전시회 폐지는 충격적인 소식"이라며 "미국 케이블TV 업체들의 체질 개선이 빨라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탈 케이블, 이통 서비스에도 '눈독'

최근 미국 케이블TV 업체들은 콘텐츠나 통신사업에 뛰어들고,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 회사간 M&A에도 적극적이다. 가령 미국 케이블TV 1위 컴캐스트는 버라이즌과 협력해 내년부터 이동통신 사업에 뛰어든다.

컴캐스트 가입자는 컴캐스트가 자체 구축한 와이파이 망에서는 이를 사용하고,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없는 곳에선 버라이즌 망을 활용해 이통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이는 버라이즌의 네트워크를 빌린다는 점에서 알뜰폰(MVNO) 사업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컴캐스트는 지난 5월 4조원대에 애니메이션 제작자 드림웍스도 인수했다.

미국 케이블TV 3위 업체였던 차터도 올해 2위 타임워너케이블을 90조원대에 사들여 덩치를 키웠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미국 케이블TV업체의 변신을 국내 케이블TV 업체들이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동수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장은 "컴캐스트가 자가망과 버라이즌 망을 활용해 이동통신 커버리지를 넓히려는 전략"이라며 "컴캐스트는 이를 통해 버라이즌에 지불하는 도매대가 등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케이블TV 업계(SO)에서도 이같이 와이파이 존을 공동으로 구축하고, 그렇게 하지 못하는 곳에선 이통사 망을 활용하자는 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호 동아방송예술대 교수는 "컴캐스트의 와이파이를 활용한 'SO와 이통사 협력' 모델이 참고가 될 수도 있다"며 "마케팅 여력이 부족하다면 SO 내 M&A나 사업 협력을 시도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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